문재인 정부 시절 현역병들의 급여도 올려주고 스마트폰도 영내에서 쓸 수 있게 해주었더니 2030 남성들은 오히려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당연히 해주어야 하는 것을 가지고 생색을 낸다. 벌써 해주었어야 하는 것들을 이제서야 해주면서 잘하는 것이라 떠든다. 그래서 더욱 문재인 정부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근거로 삼고 있었다.

 

남성들만 현역병으로 고생하고 있기에 정부에서 더 많은 보상과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남성들만 현역으로 징집되어 고생하는데 여성들도 같이 고생해야 한다는 주장 만큼 더 많은 혜택과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며 입에 거품까지 물었었다. 자신들이 설정한 이상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난하며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정치인으로는 윤석열을 지지했을 것이다. 그리고 채상병 사건이 일어났다.

 

어처구니없는 비극이었다. 폭우가 쏟아져 사람이 죽어나가는 상황에 해병대를 장비도 없이 내보내 무리한 구조작업을 지시했다. 그러고서도 정작 그 죽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했던 부사관만 죄인이 되어 불명예스러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 자기 또래의 현역사병의 죽음에 대해 과연 2030 남성들의 여론은 어떠한가? 추미애 아들이 휴가 나갔다가 전화로 휴가를 연장했다고 지랄하던 2030 남성들이 이 이슈를 대하는 태도를 보자. 그들은 과연 또래 병사의 죽음에 과연 조금이라도 분노하고 있는가?

 

당연하게 치료목적으로 휴가를 나갔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복귀할 수 없으면 전화로 연락해서 연장하는 것이 상식인 것이다. 내가 군대 있던 20세기에도 가능했는데 하물며 21세기에 안 될 리 없다. 하지만 군인이라면 그래서는 안된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리도 없다. 직장인이 아내가 다쳤다고 연차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가며 분노하던 진중권과 비슷한 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군대 갔다 왔기에 그런 군인이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정밀한 정의감이 과연 채상병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금이라도 적용되고 있는가?

 

채상병 사건이 지금처럼 조용히 묻혀가고 있는 이유는 별 것 없다. 인터넷의 주류인 2030 남성들이 그 사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태원 참사처럼 아예 대놓고 피해자들을 조롱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이태원 참사도 피해자 대부분이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였을 것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 가운데 자신들이 혐오하는 여성도 있고 외국인도 있으니 오히려 비웃고 놀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이태원 참사는 피해자들을 평소 혐오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채상병은 그들 또래의 평범한, 그것도 국가에 의해 강제로 군대로 끌려간 피해자 남성이 아니던가. 그런데 너무 조용하다. 오히려 저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4050 남성들과 여성들이 더 관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왜?

 

당연하다. 정치적인 선택인 것이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에 불리하다. 그렇게 민주당을 페미라 욕하던 2030 남성들이 정작 윤석열이 신지예를 영입하고 이수정을 영입했을 때는 철저히 침묵했던 것이 그 예일 것이다. 박원순을 비난할 때는 여성주의의 논리를 앞세운 정의당을 응원하고 있기도 했었다. 대선 당시 여성가족부폐지를 오히려 찬성했던 여성단체들처럼 2030 남성들 역시 여성가족부 존치와 예산증액에 대해 애써 논리를 찾아 옹호하고 있는 중이다. 착각해서는 안된다. 현정부에 대한 2030 지지율이 낮은 것은 여성의 지지율이 낮아서 그런 것이다. 더불어 이준석을 쫓아낸 것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잠시 이반한 것이지 여전히 저들의 정치성향은 저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침묵하는 것이다. 오히려 피해자들을 더 조롱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부에 피해가 없을 테니까.

 

정치적인 지지에는 자신의 이익이나 혹은 신념, 양심 같은 것은 그리 크게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내가 지지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그로 인해 나에게 무엇이 돌아오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직원도 여럿 쓰는 사장이 굳이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줄이고 산업재해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정책을 지지하기도 하는 이유인 것이다. 내가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을 마음대로 자를 수 없게 하는 법안인데도 그것이 옳다고 여기니까 지지한다. 내 세금으로 청년들을 위해 이런저런 지원을 하는 정책들도 4050을 위한 정책들에 우선하는데 오히려 찬성하며 응원하기도 한다. 농민이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의 행동에 지지를 보내고, 어민들이 바다에 방사능폐수를 방류하려는 것을 오히려 지지하고 있는 정부를 지지해서 행동에 나선다. 자기들이 먹는 수돗물이 썩고 있는데 그러도록 계속 방치하자는 정당을 지지하며 낙동강 오염에 대해 철저히 눈을 돌리고 있는 부산시민들도 그 한 예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면 당장 복무기간을 두 배로 늘리고 급여를 반으로 깎고 영내에서 휴대폰사용을 금지해도 최소한 침묵으로써 반대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병사 하나의 죽음 정도야.

 

당장 해병대부터 자기들 사단장이 관여되어 있으니 너무나 조용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나마 소수의 해병대 출신들이 나서서 시위도 한 모양이다만 대부분 해병출신들은 해병의 명예를 위해 침묵을 선택한 상태다. 그런 주제에 4050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는 건 뭐하자는 꼬라지들인 것인지. 그래서 2찍 2030들을 2대남이라며 조롱하는 것이다. 아마 광화문 한복판에서 집단으로 강간을 당해도 이준석 만세를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 병신들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4050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신념과 반대되는 행동을 했을 때 지지하던 이낙연을 외면했고 응원했던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있었다. 지금 수박이라 불리는 정치인 가운데 일부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꽤나 호감이 높았던 정치인들이었다. 오히려 국가에 의해 끌려가 억울하게 죽은 또래의 일이 이슈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침묵하고 있는 그런 주제들이 무슨 공정을 말하고 상식을 말하는가.

 

그러고보니 정권이 바뀌고 사라진 단어가 두 개 있다. 하나는 2030의 공정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주의자들가 떠들던 성인지감수성이다. 그렇게 쏟아져나오던 미투도 사라졌다. 그러고보면 초반 몇 건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치적인 미투들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이다. 정치적이지 않은 미투는 아예 거의 없고 있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여성주의자들이 바란 것일지도 모르겠다. 2030이 주장하던 공정의 실제 정체인 것이다. 2030 남성들을 아예 배제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기는 이유다. 저놈들 지지 받겠다 나섰다가 내가 열불터져 죽을 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일제강점기 교육하는 것도 반일이라며 문재인을 욕하던 놈들이 바로 저놈들이었으니. 딱 어울리는 지지자와 정당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의외로 채상병 사건에 대해 주로 2030 남성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너무도 조용한 것에 무득 생각나 끄적여 보는 것이다. 민주당과 진보언론들을 탓한다. 그래서 채상병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누가 하고 있는데? 진실을 묻고자 노력하는 정당을 지지하면서 노력하는 사람을 탓하는 그 꼬라지를 보면 병신이 따로 없다. 버러지 새끼들이다.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는다. 똥버러지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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