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오래되었다. 이화여대에서 김활란의 이름으로 상을 만들어 수여하기로 했을 때 반발이 거셌었다. 딱 지금 국민의힘과 2찍 진보 여성주의자들이 문제삼는 바로 그 부분 때문이었었다. 일제강점기 텐노를 찬양하고 제자들을 근로정신대로 등떠밀어 내보냈으며 나아가 해방 이후 미군을 상대로 한 성접대업소를 직접 운영했었다. 이런 여자의 이름으로 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그리고 바로 그때 여성주의자들이 내세운 논리가 그것이었었다. 민족과 여성은 별개다. 국가와 여성은 별개다. 여성은 여성이다. 여성주의자들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만 보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차라리 일본군위안부 모집과 운영과 이용 등에 실제 관여한 조선인 남성들이 문제이지 일본의 국가적 민족적인 죄악으로 여기는 것은 부당하다. 정의연의 활동은 그같은 여성의 피해를 민족의 문제로 왜곡하는 짓거리인 것이다. 같은 이유로 여성으로서 일제강점기 여성을 위한 활동을 위해서는 그런 정도는 당연한 것이다. 낙랑클럽도 그런 연장에서 여성주의자들은 인정한다. 여성을 위해서라면 위안부도 성접대도 모두 긍정할 수 있다. 그래서 군사독재정권 아래에서 여성주의는 주로 유력자의 아내나 딸들을 중심으로 철저히 권력과 유착하여 이루어지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어떻게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여성주의 유튜브채널 출연 및 방송시기를 정확하게 알고 대응할 수 있었는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사망했을 당시 그를 공격하는데는 여와 야가 따로 없었다. 보수가 주도하고 진보가 그에 호응하는 모습이었다. 조수진 변호사가 낙마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민주당 내부의 여성주의자들이 국민의힘의 편을 들어 연판장까지 돌리고 있었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여성주의에는 여성만이 있을 뿐 이념도 정당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여성주의를 위한 수단으로서 이념이든 정당이든 선택하는 것이지 결국은 여성은 여성이란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여성주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여성주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주류집단들이고 그들이 속해 있는 곳은 보수진영인 것이다. 그래서 여성주의를 받아들인 2찍 진보들이 한결같이 보수편향이 되어 있는 것이다.

 

박민이 kbs 사장이 되고 나서 KBS가 바뀌었느냐면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KBS의 검언유착을 유시민이 폭로했을 당시 여성을 무기로 앞세워 그를 찍어누른 것이 바로 KBS의 생물학적인 여성들이었었다. 그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 그러니까 국민의힘이 왜 하필 이제 와서 김활란을 비판한 김주혁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째서 KBS까지 나서서 적극 떠들어대고 있는가. 아베의 경제보복 당시에 2찍 진보들이 어째서 문재인 정부부터 물어뜯고 있었는가 그렇게 이해하면 너무 쉽고 간단해지는 것이다. 여성을 위해서는 나라도 팔 수 있고 같은 여성까지 팔 수 있다. 여성주의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의 위안부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 행동하고 나섰던 것이 바로 여성주의자들이었다. 그래서 민주당을 혐오하는 여성주의자들이 당연하게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후보까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째서 정권이 바뀌고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 자체가 사라졌는가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토록 전정부에서는 신나서 떠들던 진선미, 유은혜, 권인숙 나부랭이들이 어째서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이토록 조신해진 것인가? 민주당의 여성주의는 어째서 민주당 내부에 대해서만 엄격한가? 바로 거기에 그들의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여성주의는 적이다. 최소한 민주당과 지지자들에게 있어서는 그렇다. 집단적 이념으로서의 여성주의란 그렇다는 것이다. 새삼 확인한다. 어째서 김활란이 지금 와서 문제가 되는가. 때가 되었다 여겼을 것이다. 2찍 여성주의의 자기고백이다. 어쩌면 반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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