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때는 자칭 진보의 페미니즘에 대해 그 진정성 만큼은 인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이야 어쨌든 방향성 만큼은 그들이 추구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페미니즘이 원래 추구하던 바도 그리 나쁜 쪽은 아니었다.

 

그런데 김학의로 바뀌었다. 김학의의 범죄혐의는 너무 명확하다. 그 가운데서도 여성과 관련해서 그 범죄사실들은 분노를 넘어 참혹과 참담의 영역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어찌 인간이 이와 같은 추악한 범죄를 같은 인간을 상대로 저지를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자칭 진보는 아니었다. 정의당과 한겨레의 입장은 달랐다. 그럼에도 검찰이 무혐의라 했으니 김학의는 무고하다. 김학의에 대한 재수사는 정권차원의 범죄이며 문재인 대통령을 감옥에서 죽게 만들 충분한 혐의가 된다.

 

아무리 한겨레를 비웃고 욕했어도 설마 이렇게까지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정의당에 쌍욕을 하고 조롱과 비아냥을 퍼부었어도 설마 김학의의 편에서 그를 수사한 검사와 지시한 청와대를 적대할 것을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실제 그러고 있었다. 김학의를 출국금지시켰으니 문재인을 죽여야 한다. 당시 법무부장관은 물론 수사한 검사들까지 아예 싸그리 씨를 말려야 한다. 그래서 이성윤 고검장의 승진도 자칭진보는 반대했을 것이다. 검사가 기소했는데 승진이 웬 말인가? 박범계 인사청문회에서도 그 사실을 캐묻고 있었다. 김학의가 무사히 도피할 수 있도록 법무부는 문을 열어주어야 했었다.

 

김지은에 대해 막말을 했어도 감히 누구도 김건희를 비판하지 못한다. 그러나 박원순에 대해서는 실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2차가해라며 같은 여성인 계약직 방송인을 내쫓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여성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조동연씨의 성폭행 피해사실은 있는대로 파헤치며 김건희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다물어야 하는 저들의 여성주의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자칭 진보의 여성주의가 가짜라는 이유인 것이다. 거짓이고 기만이다. 저들의 여성주의가 진짜였다면 김학의의 피해자들은 보호받았어야 했고, 김학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정당했어야 했다. 안희정에게 성폭행당했다는 김지은씨에 대한 김건희의 비난과 조롱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어야 마땅했다.

 

그래서 말하는 것이다. 1980년대 여성주의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여자와 여성은 다르다. 보호받고 존중되어야 할 여성은 일반의 여자와 다른 존재들은 것이다. 권인숙도 처음에는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여자에 지나지 않았다. 권인숙이 박원순을 배신한 이유다. 그래야 그녀는 여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째서 이수정인 것인가. 그래서 이수정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민의힘의 여성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대한민국에 진보는 없다. 자칭 진보만 있을 뿐. 인간의 인권이 모두 같지는 않다. 그게 자칭 진보라는 현실이다.

 

정의당이 진보? 한겨레가 진보? 경향일보가 나은 점은 그나마 진보를 자처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녹색당도 다르지 않다. 계급적으로 오히려 저들은 옳다. 국민의힘에 더 가까운 저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버러지들인 것이다. 한 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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