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의석수와 상관없이 항상 여러 이슈에서 보수정당에 비해 약세를 보였던 이유는 별 것 없었다. 안에 적이 너무 많았다. 뭐라도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함께 이겨나가려 하기 보다 희생양을 만들고 자기만 살아남으려 하는 놈들이 거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수정당에서도 검찰과 국정원 등을 동원해서 조금만 건드려줘도 알아서 자중지란에 빠지며 무너져 주니 이보다 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지지자 입장에서는 항상 답답했던 것이었고.

 

원인은 민주당이란 정당 자체가 원래 어떠한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나 지향을 공유하는 집단이 아닌 김대중이라는 카리스마에 기대어 연합한 토호들의 연립정당이었다는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 마디로 보스가 너무 많았다. 보수정당은 보스라고 해봐야 언제나 하나나 둘이었다. 정확히 둘이 있어도 결국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밀려나거나 죽어지내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명박 때 박근혜가 그랬었고, 지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 김기현과 장제원, 홍준표, 이준석등의 상황이 그러하다.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결국 하나의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은 수렴되고 만다. 그에 비해 민주당은 김대중이 대표로 있던 시절부터 주승용부터 시작해서 진짜 오만 놈들이 자기가 왕이라고 설치고 다녔었고 그런 영향으로 지금도 진짜 오만 잡놈들이 민주당이란 정당 자체를 무시하고 자기가 잘났다고 떠들고 다닌다.

 

한 마디로 동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기치 아래 모인 동지가 아니라 이합집산하는 어중이떠중이 모임에 지나지 않는다. 저놈은 내가 쳐내야 할 적이다. 저놈을 밀어내야 내가 더 돋보일 것이다. 저 놈 자리에 나를 따르는 누군가를 집어 넣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외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안에서 먼저 뒤통수에 칼을 꽂는 놈들이 나온다. 어쩌면 열린우리당 창당도 그런 일환이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이 안된다며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놈들이 나중에 고스란히 열린우리당 해체하고 민주당으로 돌아가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노무현 앞세워서 열린우리당 만들었던 놈들이 다시 그대로 노무현 쳐내고는 민주당으로 손잡고 돌아갔던 것이었다. 그런 놈들이 모여서 민주당이랍시고 이름 내걸고 있었으니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저놈들은 항상 자기들끼리 싸운다. 문재인 이전 민주당의 이미지였다.

 

그러고보면 검찰수사에 협력해서 송영길과 그 측근들을 저격한 것도 결국 이낙연을 따르던 떨거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송영길이라는 거슬리는 존재를 쳐내기 위해 자신의 동료의원들을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을 이용해서 저격한다. 하긴 동료도 아니었을 것이다. 동지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니 끝끝내 구속까지 당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그를 기회삼아 당대표부터 공격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검찰과 협력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그놈들의 당과 지지자에 대한 태도가 그랬던 것이었다. 같은 당에 몸담고 있어도 오히려 더 혐오하고 더 증오하며 더 경멸해 마지않는 적이라 여긴다. 차라리 반대편에 있는 다른 정당과 다른 정치세력을 동지라 여긴다.

 

이탄희도 그런 예일 것이다. 몸은 민주당에 있는데 마음은 정의당에 가 있다. 당적은 민주당인데 정신은 정의당이거나 혹은 진보당에 있다. 박용진이 수박짓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원래 민주당 출신이 아니었다. 민주당을 누구보다 혐오하는 자칭 진보정당 출신이었다. 민주당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 좋아서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김해영은 어떨까? 금태섭도 당을 나가고 나니 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솔직해진 듯하다. 그러면 과연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런 정치인들이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표창원을 대단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표창원은 원래 보수적인 인사였다. 성향 자체가 보수에 더 가까웠다. 그런데 당에 몸담고 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당론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표창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가장 먼저 했던 말이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반하는 당론을 따르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동안에는 그런 내색을 크게 내비치지 않았었다. 오히려 때로는 정면에서 반대편 인사들과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었다. 그런 최소한의 양식조차 저들에게는 없는 것이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할 당이 서로 논쟁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등에 칼을 꽂고 난도질하는 모습을 당원들은 어떻게 여기고 지켜봐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김한길류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이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다. 주장이 갈릴 수도 있다. 그래서 때로 갈등할 수 있다. 서로 싸우고 부딪힐 수도 있다. 그래도 동지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나가야 할 나의 동류다. 그렇다면 그만한 양해와 배려는 기본으로 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총리가 되기 전 정세균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알게모르게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내 최대계파를 거느릴 수 있었던 비결일 터였다. 그에 반해 김한길류는. 우상호로 대표되는 운동권그룹은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하다. 자기들이 심판이 된다. 당사자가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제 3자인 양 판단질이나 하고 있다. 진짜 이건 뭐 월세방 사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 안에서 자기들 끼리 그룹을 만들어 이기는 편 우리 편 입바른 소리나 일삼으며 남의 일인 양 여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놈들을 지지자 입자에서 좋아할 수 있겠는가.

 

김종민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180석 의석에도 민주당이 지리멸렬해야 했던 이유일 터다. 이낙연이 정치인으로서 쓰레기라 불리는 것일 테고. 당대표라면 더욱 소속 정치인들을 앞장서서 지켰어야 하는데 오히려 하나둘 알아서 잘라내며 자기 이름만 지키느라 바빴었다. 그런 놈들이 민주당의 주류가 되고 다수가 되었으니 뭐라도 될 리 있나. 그래서 오히려 그러라고 부추기느라 2찍 진보들까지 나서서 오만 지랄을 다 해댔었다.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비례해서 지지자들은 얼마나 답답했었겠는가.

 

외부영입을 이제는 더이상 반기지 않게 된 이유다. 그렇게 민주당이라는 정체성과 상관없이 한 자리 바라고 들어온, 더구나 행세 깨나 하는 인간들이 제대로 민주당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추구할 수 있을 리 없다. 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과 하나가 될 수 있을 리 없다. 그래서 결국 지금과 같은 아싸리판이 되었던 것이었다. 수박들을 만드시 민주당에서 도려내야 하는 이유일 테고. 자신들의 정체성에 맞는 당을 찾아가면 된다. 박광온이나 윤영찬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될 테고, 이탄희는 정의당이나 가 보라. 성전환이 필요할까? 남의 당에 상관없는 놈들이 주인행세를 한다. 어이없는 노릇이지만 놀랍게도 그동안 그것이 현실이었다. 불쾌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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