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나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념적으로 성향이 전혀 달라 동의할 수 없었다는 명분이라도 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두 정당 모두 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두 정당이 지향하는 보수적 가치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자의 성향이 충돌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이념과 신념, 양심에 비추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실제 그러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국민의당은 무엇인가?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가장 처음 나왔어야 할 말이 바로 이것에 대한 것이었어야 한다. 자신들은 어째서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반대하고 어떤 이유에서 임명에 동의하지 않고 부결에 표를 던졌는가. 심지어 김동철 원내대표와도 말이 다르다. 자기들이 아니라 민주당의 반란표일 것이다. 어떻게 해서는 부결로 인한 국민의당의 정치적 책임을 줄여보려 되도 않는 말까지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당대표라는 사람이 한다는 소리가 자기들 정당에 결정권이 있다는 따위였다니. 그러니까 캐스팅보트를 쥔 제 3정당으로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부결시켰다는 소리다. 국가도 국민도 없고 이념도 신념도 없는 그저 당의 이익만을 위한 결정이었다.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을 알았으니 새삼 실망도 없다. 도대체 한경오는 뭔 생각으로 이런 안철수를 대통령후보로 밀었던 것일까? 안희정이 민주당 경선에서 낙마해서? 황교안이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아서? 유승민이 자유한국당 후보가 아니었어서? 홍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아서? 자기가 뭔 소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인간이 한때 유력 대선후보였다. 대중의 가벼움도 함께 읽고 만다. 한바탕 코미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