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사장도 말한 적 있었다. 한국 언론은 자기들끼리 논쟁하려 않고 자꾸 정부를 가르치려고만 든다. 서로의 주장과 논리로 경쟁하기보다 누가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가로 경쟁하려 한다. 물론 민주정부 한정이다. 어딜 보수정부에 진보언론 나부랭이가 비판하고 훈계까지 하려 하는가. 이명박근혜 정부 당시 자칭 진보언론 진보정당의 모습이란 딱 독재국가에서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해 허락한 관제언론 관제야당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민주주의 국가니까 비판도 견제도 하는데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는 선까지 넘어서지는 않는다. 민주당에 대해서만 그런다.

 

최저임금에 대해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이 개소리를 늘어놓는다. 물론 저들 입장에서는 그것이 정론이다. 그러면 그래도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과 정당에서 보수정당과 언론을 향해서 반박도 하고 비판도 하면서 논쟁을 통해 여론을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른 방향으로 이끌려 노력해야 하지 않는다. 절대 않는다. 민주정부 시절에는 그럼에도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선명한 진보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을 꾸짖고, 보수정부 아래에서는 그럼에도 정부와 언론의 반대에도 민주당이 그것들을 관철시켜낼 수 있어야 한다며 야단만 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민주당 무능론이다. 민주당 무능론을 강화하고 확산시킨 것은 다름아닌 이들 자칭 진보들이란 것이다. 보수정당과 언론의 반대에도 진보를 관철시키지 못하는 무능한 가짜들이다. 저들이 지금도 민주당을 혐오하는 근거로 삼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정의당 류호정이 대통령 앞에서 김용균법과 관련해서 1인시위를 한 것을 보며 분노를 넘어 혐오의 감정마저 느끼게 된 이유였다. 아마 기억할 것이다. 김용균법이 한창 이슈가 되었을 당시 민주당은 어떻게든 김용균법을 입법하려 하고 있었고 당시 자유한국당이 그것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법안을 입법하고 보자고 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많은 양보를 했었고, 그러고도 부족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해서 되도 않는 의혹들에 반박해야 했었다. 그러면 당시 자칭 진보언론과 정당, 지식인들은 누구를 비판하고 있었는가? 김용균법을 반대한 자유한국당? 여론을 움직여 김용균법을 약화시킨 주범인 보수언론? 이미 말했지 않은가. 그때도 똑같았다. 정부가 문제다. 민주당이 문제다.

 

이번 류호정의 1인시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라 - 아니더라도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에 잘 보이려 기획한 것이라 의심하는 이유인 것이다. 김용균법이 그렇게 된 것은 그나마 민주당의 법안을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비틀고 훼손한 덕분이란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책임을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돌린다. 그동안 해 온 대로 김용균법이 그렇게 된 모든 원인은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있다. 실제 법을 통과시키려 했던 정당과 정부가 있고 그것을 막아서며 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려 했던 정당과 언론이 있는데 어째서 저들 자칭 진보의 비판은 항상 한 쪽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는가. 그래서 정부와 여당에서 김용균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고 보수정당이 반대하면 그때는 과연 자칭 진보들이 정부와 여당의 편에서 보수정당과 보수언론과 논쟁하며 싸울 결심은 하고 있는가 묻게 되는 것이다. 그때도 민주정부 탓, 민주당 탓만 하고 있겠지.

 

오죽하면 자칭 진보언론의 기자란 것들이 방송에 나와서까지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민주정부는 무능하며 악의 온상이다. 왜 그런가? 정권을 잡았을 때는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에 무력하게 떠밀리기만 했고, 정권을 잃었을 때는 보수정부의 기세에 아무것도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냈다. 그러면 정의당은? 지역구 의석 하나 가지고 아직도 버티고 있는 정의당은 도대체 뭔가? 정의당은 그래서 뭘 했었지? 무얼 하려 했었지? 그를 위해 어디까지 희생하며 무엇까지 싸워 봤었지? 그러나 상관없이 이 모든 것은 민주당 탓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칭 진보가 한국사회 주류로부터 진보임은 인정받는 수단이기도 했다. 민주당을 공격하는 동한 자칭 진보도 진보를 자처하며 존재해도 괜찮겠다.

 

그동안 말해 온 내용이다. 한국 진보가 진보로써 존재할 수 있는 비결이다.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을 공격해야 한국사회의 주류로부터 이쁨을 받는다. 괜히 민주당과 보조를 같이 해 봐야 지난 선거에서처럼 자기네 후보들 신상이나 털릴 뿐이다. 정의당 털릴 것 많다.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여기저기서 주워듣는 이야기들이 있다. 조국 전장관 식으로 털면 나올 게 그리 없을까? 류호정도 그냥 맛배기로 살짝 건드린 것 뿐이다. 주류사회로부터 진보라고 하는 지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은 무능하며 악하다. 위선적인 가짜들이다. 말하자면 학습된 증오인 셈이다. 민주당을 증오해야 진보로써 존재할 수 있다.

 

정의당이 저토록 민주당 비판에 목을 매는 진짜 이유인 것이다. 눈치보는 것이다.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발 좀 봐 달라. 윤석열을 나름대로 비판하던 박원석이 윤석열의 편에서 추미애를 비판도 아닌 비난하는 꼬라지를 보라는 것이다. 정의당과 한겨레를 분리할 필요가 없다. 서민과 진중권과 홍세화와 강준만을 따로 분리해서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경향은 아직까지도 자칭 진보언론으로 저들과 한 편에 있다. 그래서 저들은 과연 진보적인 가치를 위해 지금껏 무엇을 해오고 있었는가. 조선일보도 때로 민주정부를 공격할 때는 진보적인 논조의 기사를 내기도 한다. 한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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