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의연 논란 당시 한겨레가 낸 기사였었다. 안성 쉼터를 구입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있다며 조선일보가 보도한 이래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지던 무렵이었었다. 그러나 판매자는 스스로 원가로 따지면 판매가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팔았어야 하는 건물이었고 오히려 선의로 좋은 일 한다는 마음에 싸게 판 것이라 밝힌 바 있었다. 바로 한겨레가 그같은 판매자와의 인터뷰를 실어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만 판매자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조선일보가 이미 의혹을 제기했으니 정의연은 해명해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직접 인터뷰를 한 것이든 아니면 다른 매체의 인터뷰를 인용한 것이든 당시 이미 한겨레는 당사자의 주장을 들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판매한 당사자가 그리 주장하고 정의연 측에서도 안성 쉼터 매매에 부정 같은 건 없었다며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한겨레는 오로지 조선일보가 의혹을 제기했다는 부분만을 들어 그같은 주장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정의연측의 해명만을 요구하고 있었다. 정작 당사자들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취재를 통해 확인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조선일보의 보도에 더 무게를 두고서 그 주장들을 부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주장보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더 가치있고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조국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겨레가 뒤늦게 끼어들어서는 더 과격한 기사를 내려다가 편집국이 뒤집어진 이유도 조금이라도 빨리 조선일보를 쫓아가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이었었다. 조선일보가 정부를 까고 있다. 조선일보가 정부의 주요 인사를 까고 있다. 조선일보가 비판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진실이다. 진실이 아니더라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일보에 뒤지지 않게 위해서라도 더 과격한 기사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익성 실소유주설을 먼저 취재하고도 묻어버린 것이 한겨레 아니었던가 말이다.

 

저널리즘 토크쇼J에 기자가 나와서 기자협회의 설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이 의미없다 여기는 이유인 것이다. 지난 조국 논란, 정의연 논란, 박원순 논란을 통해서 이미 확인한 바 있었다. 조선일보가 쓰면 한겨레든 경향이든 자칭 진보언론들도 그대로 따라간다. 심지어 자신들이 주장하던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마저 조선일보가 비판하기 시작하면 자신들 역시 다른 방향에서 따라 비판해야만 한다.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 역시 조선일보가 받아주고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터뜨릴 수 있었다. 한 마디로 한겨레든 경향이든 언론은 조선일보의 꼬붕이란 소리다.

 

KBS가 검찰과 경쟁하듯 유착해서 인터뷰를 왜곡하고 취재내용을 조작해서 검찰을 위한 보도를 내보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뒤쳐져서는 안된다. 즉 KBS와 JTBC에게도 조선일보는 따라야 할 모범인 것이다. 여론조사라고 해봐야 전체 5천만 국민 가운데 고작 1천 명 남짓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해 통계를 내는 것이다. 전체 기자의 수가 몇 명이든 결국은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는 것은 실제 설문에 참여한 대표들인 것이다. 기사가 말해주는데 변명이야 뭐라 하든 달라지는 건 없는 것이다. 결론은 기자란 뭐다? 조선일보 따까리다. 자칭 진보든 공중파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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