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 언론의 보도까지 포함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법하겠다 하자 언론의 반발이 대단하다. 언론탄압이다.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다. 기자협회장이 아마 한겨레 기자 출신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언론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자협회장이 특정 방송사를 겨냥해서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국민의힘의 공약에는 어떤 입장을 내놨을까?

 

징벌적 손해배상제란 아예 악의를 가지고 가짜뉴스로 직접 피해를 입히지 않은 이상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법안이다. 물론 그동안 언론들이 그렇게 기사를 써 온 것을 안다. 목적을 가지고 취재한 내용을 취사선택하여 편집한 뒤 결론을 몰아가는 방식으로 기사를 써 왔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신문과 공중파와 종편에 상관없이 그런 보도관행은 상식처럼 여겨져 왔었다. 그러니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법안이라 반대하는 것이다. 언론 스스로가 그동안 자신들이 기사를 써 온 방식이 어땠는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이 올바른 언론의 보도태도인가.

 

아무튼 그렇게 특별하 악의와 고의를 가지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은 이상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는 달리 국민의힘의 공약은 특정 언론사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선거의 결과에 따라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이니 권력을 손에 넣는 순간 철저하게 손봐주겠다. 그런데 그를 비판하는 언론이 주류언론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있었을까? 그렇게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던 언론들 가운데 그를 정면으로 비판한 언론이 하나라도 과연 있었는가? 심지어 현정부의 언론정책에 항상 날을 세우던 자칭 진보들마저 철저히 침묵하는 중이다.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첫째 언론사의 해체나 개별방송의 폐지는 저들의 기준에서 언론탄압에 들어가지 않는다. 민주당도 참고하면 좋겠다. 정부에서 지분을 가진 언론사 가운데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있으면 그냥 문닫게 하면 되는 것이다. 마음에 안드는 기자나 필진, 혹은 출연자가 있으면 바로 출연정지시키고 해당 코너를 없애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절대 언론탄압이 될 수 없다. 그토록 자유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자칭 진보의 해석이니 그리 여겨도 무방하다. 더불어 한겨레가 윤석열에게 사과한 수준을 기준으로 언론의 정정보도의 기준을 정하는 것도 생각해 볼 법 하다. 역사상 한겨레가 단 한 사람에게만 딱 한 번 진심으로 사과했던 사례다. 대통령에게도 하지 않았던 사과다. 한겨레가 얼마나 각별하게 윤석열 총장에게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둘째가 전혀 이견이 없을 정도로, 아니 오히려 바랄 정도로 이미 자칭 진보 역시 이해공동체로서 국민의힘과 깊이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냥 한 편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사실이다. 정의연 논란 당시 정의연이 아니더라도 시민단체의 내부사정에 대해 모를 리 없는 한겨레와 정의당이 조선일보의 논조를 그대로 따라간 것부터 이미 의도가 있었던 것이었다.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태도와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성범죄에 대한 태도 역시 전혀 상반되어 있었을 터였다. 조국이나 추미애에 대한 보도와 박덕흠, 조수진, 나경원, 전봉민등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랐다. 윤석열이 일찌감치 옵티머스의 범죄에 대해 인지하고서도 불기소로 넘겨 피해를 키운 부분도 철저히 모른 채 침묵하는 중이다. 모든 언론이 이렇게 하나로 뭉쳐서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 유일하게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영향력도 있던 곳이 TBS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눈엣 가시같은 곳이었다. 검언유착의 고리를 끊으라는 김어준의 주장에 오죽하면 김완이 뭘 모르는 소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겠는가. 검언유착이야 말로 한겨레의 존재이유인데.

 

물론 후자가 더 클 것이다. 법조기자단에서 오마이뉴스를 배제하던 논리 그대로 자신들과 함께하지 않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그래서 MBC에서 특종을 내도 받는 언론이 아닌 것이다. 검찰에 비판적인 MBC 역시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이라 할 수 없는 방송사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특별히 언론탄압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언론은 자신들처럼 언론으로서 이해를 같이하며 입장을 공유하는 이들만을 가리키는 것이다. 언론으로서 마땅히 써야 하는 기사를 쓰는 놈들이어야 하는 것이다. 박근혜 앞에서는 두 손 곱게 모으고, 추미애 앞에서는 퇴근시간에 기자회견한다고 역정내고. 일부 언론이 아니라 그런 놈들만이 진정 언론이라 불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제는 언론탄압이며, TBS 해체는 그냥 당연한 응징을 하는 것이다.

 

바로 자칭진보의 수준이란 것이다. 원래 국민의힘이 그런 정당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보수언론이 그런 놈들인 것도 모두가 이미 아는 것이다. 그런 입으로 언론의 자유를 주장한 자체가 사실 코미디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자칭진보는 그런 수구의 입장과 태도에 동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이 드러난 것이다. 나경원의 고소고발은 괜찮지만 민주당 소속의 고소고발은 언론탄압이다. 국민의힘 정치인의 직접적인 성희롱은 당연하고 유시민의 유튜브채널에서 지나가듯 말한 한 마디는 모든 여성기자들을 모욕한 것이다. 그래서 언론인 것이다. 버러지들인 것이고. 그래서 얻은 이름이 기레기인 것이다.

 

이제는 진정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인간들이 자칭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진보언론을 읽으며 기고까지 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게 되었다. 모를 수 있는가. 당장 보이는 모습이 있는데.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태도가 저리 다르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태도 역시 저리 다른데. 박원순 논란 당시와 지금의 자칭 진보를 비교해 보라. 저들에게 과연 여성주의란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 말이다. 똑같은 놈들인 것이다. 버러지는 버러지일 뿐. 민주당은 독재하고 언론을 장악하려 탄압까지 한다. 진심으로 믿고 있을 지 모르겠다. 국민의힘은 노동존중 정당이고 조선일보는 여성존중 언론이다. 가세연과 연대하고 일베와 연대한다.

 

아무튼 언론은 조금 탄압해도 괜찮겠다는 결론만 나오게 되는 이슈일 것이다. 기자새끼들은 좀 억압해도 된다. 잡아다 거꾸로 매달고 코로 고춧물 좀 먹이면 사람다워지려나? 정의당이나 한겨레도 자신들이 그토록 경멸하는 민주화 세대의 고통을 겪어봐야 할 지 모르겠다. 버러지는 버러지다. 세상에 해악만 되는 것들이니 박멸만이 답이다. 혐오만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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