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에 대한 내부조사가 시작되었다.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한 문제들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안철수 대표만 바라보고 있다. 안철수야 말로 국민의당의 시작이며 끝이다. 안철수가 결정해야 내사든 징계든 이루어진다.


그래서다. 다른 사람도 아닌 박선숙이다. 안철수의 최측근이다. 바로 박선숙이 안철수를 통해 김수민을 공천했다. 그를 말릴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없었다. 견제할 사람도 없었다. 이태규의 공천마저 당규를 고쳐가며 일어붙였다. 그런데 박선숙이 연루되었을 때 리베이트든 공천비리든 알게 되었다고 경고하거나 제지하고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과거 3김 시대의 정당들이 그랬다. 한 사람의 제왕적 총재 아래 그 측근들을 중심으로 수직적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소수의 견제자들은 있었지만 무력했다. 특권에 익숙해졌다.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서 싸웠던 김영삼과 김대중 두 전대통령의 측근들이 급격히 변질되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인간은 유혹에 약하다. 유혹을 견딜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하기는 특정인 이후 새누리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특정 계파가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반대계파도 아주 수가 없지는 않다. 더민주 역시 친노패권이라 노래를 부르지만 그럼에도 친노와 비노 사이에 팽팽한 긴장관계가 만들어져 있었다. 수틀리면 연판장도 돌린다. 막장이지만 그럼에도 내부에서 서로 견재하는 장치가 된다. 다만 가끔 그것이 동업자적 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는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국민의당 내부는 오로지 안철수만 바라보고 있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조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연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안철수 자신의 체면과 관계가 있다. 자신의 대선주자로서의 입지와도 관계가 있다. 차라리 없던 일로 하고 조용히 묻고 넘어가느니만 못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아무것도 밝혀지거나 바뀌지 않는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인간은 욕망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욕망하기에 그 욕망을 제어할 수단이 필요하다. 절대권력에는 비판자도 견제자도 없다. 그나마 사실이 알려진 것도 내부권력투쟁에서 패배한 누군가가 나섰기 때문이다. 완전하지는 않다.


안철수가 새정치를 부르짖을 때부터 의문이었다. 그 전까지는 아예 관심도 없었다. 때만 되면 바람만 일으키고 사라진 신인정치인들이 어디 한둘인가. 하지만 새로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이건 20세기 3김정치의 재래가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다만 그릇이 못미치는 것이 이리 빨리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지켜본다.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니 기대하지 않는 것을 기대한다. 어디까지 보여줄지. 말했듯 이것은 당대표인 안철수의 차기 대권과도 아주 관계가 없지 않다.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개인의 입장이 걸려 있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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