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이란 한 마디로 그동안 남들이 해오던 일들을 뜻한다. 옳고 그르고 상관없이, 맞고 틀리고와 상관없이, 그냥 남들도 다 하는 일이니 따라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그동안 국민의당이 줄곧 주장해 본 바가 무엇이었던가.


거대양당을 비판하며 그 대안세력으로서 자신들의 존재를 주장해 왔었다. 기존의 두 정당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펼치겠다. 기존의 두 정당이 보여온 구태와는 다른 정치를 제도권에서 선보이겠다. 그래서 제 3당이 될 수 있었다. 정당득표는 새누리당에 이어 무려 2위다. 그런데 그런 정당이 다른 정당들도 그동안 똑같이 해왔으니 관행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말하고 있다. 타당한가?


도덕성의 칼이란 더 엄격하게 자기 자신도 벨 수 있어야 한다. 안철수와 국민의당 탈당파 국회의원들이 더민주를 뛰쳐나가며 내세운 명분이 무엇이었던가. 지난 총선 내내 두 거대정당 - 특히 더민주를 비난해 온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그런데 정작 자기들이 문제가 되니 전혀 문제없는 관행이 되어 버린다. 문제는 지금 그 두 거대정당조차 그런 유치하고 원시적인 장난은 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기는 이런 것들이야 말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닌 그저 남들 하는 것 안하겠다는 기생적 정치의 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하는 것은 안하겠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처럼은 안하겠다. 그저 두 거대정당만 비난할 수 있으면 된다. 두 거대정당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누가 하는가는 결국 두 거대정당이 결정한다.


물론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부터 사실상 더이상 새정치라는 말은 그들 사이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정확히 새정치가 아니라 남들 안하는 정치다. 리베이트도 요즘은 너무 뻔해서 기성정당은 거의 쓰지 않는다. 남들 안하는 정치면 된다. 너무 쉽다. 어이가 없다.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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