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는 이제는 지지자들도 새정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항변한다. 안철수도 국민의당도 더이상 새정치라는 말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새정치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려 하지 말라. 정치는 현실이다.


한국사람은 정의를 믿지 않는다. 보편적인 정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정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합의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소리 크고 확신이 있다면 그것이 정의가 될 수 있다.


일단은 우긴다. 괴벨스도 말했다. 대중은 거짓말을 하면 처음에는 부정하고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 승자에게 진실을 추궁하는 사람은 없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노골적으로 지역주의를 이용했음에도 심지어 지역주의에 비판적인 야권언론들조차 국민의당의 승리만을 이야기했지 그들이 선거과정에서 했던 말이나 행동들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 하지는 않았었다. 승리가 중요하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배운 교훈이다. 그래서 선정적인 기사거리를 찾는 기자들과 손잡고 일단 대충 던지고 본다. 아무거나 던지고 이슈로 만든다. 계속 우기다 보면 믿는 국민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어쩌면 진실마저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보니 성완종사태에서도 국민들은 노무현을 끌어다 물타기하는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의도에 훌륭히 넘어가 주었다.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현정부와 여당의 인사들이 아닌 노무현 정부의 사면이 더 큰 문제다. 국민의 힘으로 당시 야당은 엄중한 심판을 받았었다.


자체조사결과 리베이트는 없었다. 굳이 수사대상인 박선숙이나 김수민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도 벌써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비례대표 공천과정에 대해서는 굳이 더이상 문제가 없으므로 조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을 내부의 음해나 정치적인 탄압으로 몰고간다. 다만 문제라면 더이상 언론이 국민의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편했었다. 더민주를 견제하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새누리당의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정치적인 이유로 국민의당과 안철수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 필요가 사라졌을 때도 여전히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언론의 방치에 가까운 보호를 받을 있을 것인가. 그래서 이미 대부분의 언론이 국민의당과 안철수를 공격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몇몇 진보언론이 국민의당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고 있다.


과연 얼마나 우길 수 있을까. 과연 얼마나 반복해서 미디어를 통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까. 그래도 지지자는 결집한다. 여기에서 국민의당이 끝나서는 안된다. 안철수가 끌어내려져서는 안된다. 정치의 재미있는 점이다. 지지하는 정치인이 잘못하면 차라리 등돌리기보다 오히려 더 지지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치인과 자신을 분리하지 못한다. 정치인의 잘못이 자신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서도 정치인이 잘못해서는 안된다. 잘못했더라도 잘못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믿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치를 제대로 배웠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도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몰아간다. 단지 저들은 이미 1당도 2당도 아니다. 여당도 제 1야당도 아니다. 아마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제 1야당 시절 새정치민주연합도 언론이라는 환경 앞에 철저한 약자였다.


지지자들이야 상관없다. 어차피 믿을 것을 전제로 정치적인 지지도 보내는 것이다. 사안이 갈린다고 믿음을 거둔다면 지지자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킨다. 그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말들만을 한다. 어차피 국민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사실에도 진실에도 관심이 없다.


새정치를 한다. 헌인물들이 새정치를 하고 있다. 낡은 인간들이 모여 낡은 관행을 새정치로 하고 있다. 그 위에 안철수라는 이미지가 더해진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오래된 냄새가 그래도 술단지였음을 알게 한다. 재미있다.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대한민국과 국민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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