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이 넘었구나.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언론은 그리 한 목소리로 비난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생산라인과 자재, 원료들을 지키려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당장 해고되면 갈 곳이 없고, 그런 동료를 내버려 둘 수 없으니 파업은 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일이 잘 풀려서 다시 함께 공장을 돌리며 일할 수 있기를 바랐던 때문이었다.

 

쌍용자동차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대부분 노동자들의 파업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일하던 사업장의 시설을 파괴하는 경우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떻게든 대화로 잘 해결되어 파업을 풀게 되면 다시 자기들이 일하게 될 직장이기 때문이었다. 과연 노동자들이 파업하면서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설비를 인질로 잡고 파괴하겠다 협박했다면 당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갔을까? 하긴 의사니까 요구도 주장도 다 받아서 기사도 내주는 것이지 다른 직업이었으면 어림도 없었다. 그런데 어떤가? 의사가 기계도 원료도 아닌 사람의 목숨을 볼모로 잡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는 중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국민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니 이대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그 부담은 정부에게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응급실도 중환자실도 마비되어 사람이 죽어나가면 정부의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테니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도 아예 공장 설비에 인화물질 뿌리고 난 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다 불싸질러 버리겠다 위협했으면 과연 사측이나 정부에서 그리 강경하게만 나설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을 비난만 하던 언론들이 이제는 의사라고 그 요구와 주장을 성심껏 전하며 국민이 인질로 잡혀 있음을 친절하게 정부에 전하기까지 하고 있다.

 

개새끼들이라는 이유인 것이다. 하긴 부모가 그리 가르쳤을 것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직업 가지면 너 마음대로 해도 된다.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 들어가고 의사가 되면 돈도 많이 벌고 조건 좋은 배우자도 얻을 수 있고 높은 사회적 지위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의사가 되었다. 의사가 되고자 의대에 들어갔다. 환자가 무슨 대수인가. 국민의 목숨이 무슨 상관인가. 오히려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지금이 자신들에게 절호의 기회이지 않은가. 최대집이 특별한 게 아니란 것이다. 최대집이 유별나서 의협회장에 당선된 것이 아니라 의사란 새끼들이 죄다 최대집과 같은 부류라 끼리끼리 투표해서 선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단 것이다.

 

진짜 한 번 보고 싶다. 현대중공업이든 현대자동차든 아무곳이든 노동자들이 파업 하면서 한 번 설비며 회사 자산을 인질로 삼아서 정부와 사측을 협박하면 언론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무엇보다 의사들은 그런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병원의 부당한 관행과 행사들을 바로잡아 보겠다고 간호사들이 노조 만들고 파업했을 때 의사들이 그에 대해 무어라 말하고 있었는가. 개에게 미안하다. 개 잘못이 아닌데.

 

아무튼 하다하다 파업도 태업도 아닌 인질극으로 자신의 주장과 요구를 관철하려 하고 그를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모습들을 현실로 보게 된다. 노동자가 아니라 그럴 것이다. 정확히 노조가 아니다. 직능단체다. 그러니까 대우도 노동자와 다를 수밖에 없다. 월급 3천만원도 적다니 그럴 만도 하기는 하다. 빌어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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