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에 대한 비판은 공인에 대한 관심도와 비례한다. 그리고 관심도는 대중에 대한 영향력에 비례한다. 한 마디로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더 비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인이다.


어째서 연예인은 공인이 아닌가. 연예인의 사생활이 일반 대중들에 어떤 간접적인 영향이라도 끼치는가. 연예인의 가족이야기가 얼마나 개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가지는가. 연예인의 동생이 어디서 강도짓을 하든 어디서 사기를 치다 잡혔든 관심있는 사람에게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아니다. 고위공직자 역시 아니다. 그래서 권력이다. 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불특정한 다수의 개인들에게까지 크거나 작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치인의 말 한 마디에 정부기구가 움직인다. 고위공직자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하위공무원들은 바쁘다. 정치인과 가족이고 고위공직자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그 영향 아래 있는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엄격해져야 한다. 공인에게 사생활이란 없다.


당장 기업에서 중요한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밥먹는다고 사장이 연락이 안된다. 중요한 바이어가 찾아왔는데 점심시간이라고 어디 가서 낮잠 자느라 핸드폰까지 꺼두고 있다. 기업 밖이라면 상관없다. 회사 하나 망하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가. 하지만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것만으로도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중요한 결제가 필요한데 결제를 해주어야 할 당사자가 자리를 비웠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상륙사실이 베를린에 전해졌을 때 히틀러 낮잠자는 시간이라고 보고를 늦췄다던가.


그러지 마라. 그래서는 안된다. 일반이라면 대개 자기에게 최소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부분들에 대해서만 일부러 지적도 하고 할 것이다. 그래야 상대도 들어먹을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인데 남이 이래라저래라 해봐야 짜증만 날 뿐이다. 그래서 항상 하는 이야기 있다.


"네가 뭔 상관인데?"


그러나 정치인은 그게 안되니까. 고위공직자들은 그런 게 안되니까. 하다못해 경영자 역시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 사회적인 영향력이 정치인 그 이상일 수 있다. 집안싸움으로 기업이 흔들리고 나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상관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적하고 비판한다.


도를 지나친 비판이라. 어떤 의도가 있어서 그리 비판하는 것은 아닌가. 참 편하게 정치해 왔다. 아무도 대놓고 비판하지 않았었다. 항상 방패막이가 있었다. 문재인이라는 유용한 방패막이를 앞세워 도리어 자기들도 함께 총질을 했다. 그러므로 자신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저들과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문재인이 뒤로 물러나고 더민주가 안정되면서 명실상부 제 3당으로 입지를 굳힌 국민의당도 전면에 드러나게 되었다.


유력한 대선후보인 때문이다. 국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있는 제 3당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중요한 것이다.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고 평가한다. 판단한다. 비판한다. 당연한 유권자의 권리다.


그동안 언론도 조용하고 인터넷에서만 떠들어대니 그것이 단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기에 비판하는 것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비판이라기보다는 비난이나 중상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국민의당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뭐 이런 것으로 그리 시끄러운가. 하지만 공당이다. 공인이다. 유력대선후보다. 바로 한국사회의 일반대중들에게 상당할 영향력을 실제 미칠 수 있는 정당이고 정치인이다. 비판이 부당한가. 그러면 공인 하지 않으면 된다.


우습다. 언제부터인가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문제삼는 주장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왜 자기들만 가지고 그러는가. 어떤 의도가 있어서 자기들만 타겟으로 삼는 것은 아닌가. 차라리 정치를 말던가. 권력은 가지고 싶고 책임은 지기 싫다. 더 높은 지지와 인기와 지위와 권력은 가지고 싶은데 그에 대한 요구와 기대들에 대해서는 무시하려 한다. 편하게 정치한다. 정치도 아니다.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몇 가지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대통령을 씹는 것은 국민의 권리다. 마음껏 국민들이 씹으라고 대통령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마저도 못한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비난과 조롱과 비아냥이 싫다면 대통령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까지 공인의 의무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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