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공공의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란 시험성적이 좋은 우등생이 아닌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에 평생을 헌신할 각오와 결심을 가진 이들이란 것이다. 아무리 머리 좋고 실력이 좋아도 지금 잠정적으로 정한 10년의 의무근무기간만 끝나면 바로 민간의료로 떠나갈 이들이라면 공공의대의 설립목적에 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공정한 선발기준은 무엇이겠는가. 그냥 다른 의대들처럼 시험으로 줄세우는 것이겠는가? 정성적으로 그 각오와 결심을 확인하는 것이겠는가. 의무근무기간은 의무근무기간이고 이후로도 계속 해당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설립목적에 맞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이미 수능 보고 대학 들어가서 졸업까지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의과전문대학원이란 것이다. 수시든 정시든 자격이 된다 여겼을 테니 대학도 입학을 허락했을 것이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대학생활을 했으니 멀쩡히 기간 안에 졸업도 했을 것이다. 더구나 이미 있는 의전원들에서도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면서 성적이며 대학생활 전반에 대해 꼼꼼히 살펴서 평가하고는 한다. 그래서 그 의전원에 지원하며 쓰였다 해서 동양대 봉사표창장 하나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던 것 아닌가 말이다. 대학시절 성적표가 어땠고, 재학동안 어떤 활동을 해서 어떤 성과들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증빙할 자료가 무엇이 있는가. 공공의대는 아니라 생각하는가?

 

셋째 교장 명의로 된 상장이라 해서 교장이 직접 발급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명의의 표창이라 해서 대통령이 직접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시도지사가 후보자를 선발한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을 보면서 잠시 머리를 갸웃거려야 했던 이유였다. 당연히 대학총장도 자기 명의로 나간 표창장에 대해서 일일이 다 알 수 없는 것은 추천도 선발도 발급도 단지 대학총장의 이름만 빌릴 뿐 교칙이 정한 표창시스템에 의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라 하니 시민단체가 다 해먹는 것 아니냐 말한다. 대한민국 엄마부대도 엄연한 시민단체인데 정의연과 엄마부대가 과연 함께 짬짬이로 학생추천을 나눠먹을 수 있을 것인가.

 

넷째 그게 문제인데, 사람들은 시민단체라면 진보시민단체만 떠올린다. 그래서 법세련이 정부와 여당의 누구를 고발하면 의도적으로 법세련이란 이름 대신 시민단체란 표현을 쓰고 하는 것이다. 자유총연맹이 진보단체인가? 자유대한호국단이 586 운동권 단체였는가? 더구나 대부분 지역기반 시민단체들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이 지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활동하는 단체들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시민단체에서 끼리끼리 나눠서 학생을 추천해봐야 자격 안 되면 심사과정에서 다 탈락하고 마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지역의료에서 봉사해야 할 인재인데 심사에서 떨어지면 입학할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인데 그 책임은 그러면 과연 누가 져야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의대 정원이 고작 49명이다. 한 해 의대정원 3000명에 비하면 2%도 안되는 숫자란 것이다. 의대정원 확대와 마구 섞어서 떠들어대니 늘어난 의대정원이 모두 공공의대로 가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공공의대 정원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그대로 물려 쓰는 것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공공의대 설립을 목표로 서남대 의대 정원을 다른 대학에 넘기지 않고 정부에서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머지 확대된 정원은 각 대학 의대로 나뉘게 된다. 즉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 반대는 명확히 다른 논리를 가지고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도저히 반대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정책인 것이다. 밥그릇 지키기라 해도 이미 있는 정원 가운데 서남대 의대 정원 만큼을 공공의대로 돌리는 것이 뭐가 그렇게 의사들의 밥그릇을 크게 위협할 정도란 것인가. 더구나 어차피 자기들은 가지도 않을 지역병원과 공공의료분야에서 오래도록 종사할 인재들을 찾아서 가르치기 위한 교육기관이란 것이다. 아무리 시험 잘보고 성적 좋아도 자기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방 내려가면 선도 못 본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벌레들이다. 사람이 아니다. 의사놈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게 더 답답한 현실이지만. 정말 의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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