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란 자체가 졸업 이후 진로선택에 있어 일정한 제약과 강제가 가해지는 특수목적의 교육기관이란 자체다. 아무나 지원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공공의대가 설립된 목적에 동의하고 그를 위한 여러 강제사항들에 대해 복종할 것을 서약한 이들만이 최초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군사관학교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것은 졸업 이후 진로를 제한당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공공의대의 경우는 의사자격증을 가지고 목적 이외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학생들을 선발해야 하겠는가.

 

졸업 이후 10년 간 지역에서 근무할 것을 강제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소한이라 할 수 있다. 10년으로는 부족하다. 아예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은퇴할 때까지 지역병원에서 의사로서 근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냥 성적만 좋아서 의사라는 직업 하나만 바라보고 지원하는 학생이 아닌 진정으로 지역에 애착이 강해서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지역에서 의사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정성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아니라면 일단 졸업부터 하고 난 뒤 장학금에 위약금에 벌금까지 다 내고 그냥 서울로 가겠다는 사람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재정과 인력, 노력이 들어가는데 그런 무의미한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공공의대가 가지는 특수성은 외면한 채 오로지 시험이라는 공정성만 강조한다. 공공의대고 뭐고 다른 의대처럼 아무나 지원해서 시험 치르고 입학해서 교육받은 뒤 졸업하고 나서 돈 토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냥 서울 가서 의사생활 하고, 돈 없으면 지방에 남아 의무를 지키게 하자. 그러니까 처음부터 그럴 목적으로 설립한 공공의대가 아니라니까. 그런 식으로 운영할 것이면 이미 있는 의대 가운데서도 지방에서 근무할 것을 약속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하는 방식을 취해도 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장학금 다 받고 의대를 졸업한 뒤 자기 실력이 된다 싶으면 빚을 내서라도 장학금 갚고는 그냥 서울에서 의사생활해도 상관없다. 가난한 놈들만 지방에 간다. 이 뭔 개소리인가.

 

더구나 정원의 3배까지 추천한다는 자체가 추천한 인원 가운데 경쟁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남원의 유지와 전주의 유지와 목포의 유지가 각각 뒤로 영향력을 발휘해서 추천을 받았더라도 결국 최종 합격여부의 결정은 그 가운데 더 자격을 갖춘 누군가가 될 것이란 의미다. 추천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 이미 3배수 이상의 추천을 받은 이상 그 안에서 경쟁은 이루어질 것이고, 더욱 보는 눈이 있어서라도 그런 식으로 모든 추천인을 채우기도 불가능하다. 시도지사는 선거 안 치르는가? 그런 식으로 추천해서 과연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까? 그런데도 넘어가면 그건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감시하고 심판하지 않은 유권자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라고 선거제도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간과하는 것은 저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이 아닐런지. 원래 입시부정이나 취업비리 같은 것도 여럿 가운데 한둘 끼워넣는 정도이지 아예 대놓고 모두를 그런 식으로 조작해서 집어넣지는 못한다. 그러기도 힘들다. 반드시 탈이 난다. 추천하면 바로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추천받은 지원자 가운데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결과나 과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상당하다. 아마 저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런 시도지사들을 심판해야 할 지역의 민심이 아닐까. 국민이고 시민이지 않을까. 불법과 비리를 방관하는 그들의 무지와 야만이 아닐까.

 

조국 전장관의 딸 조민씨를 들먹이는데 원래 당시 입시제도 자체가 그래서 조민씨도 그 입시제도에 맞춰서 준비를 했던 것에 지나지 않았었다. 공주대 논문은 아예 입시에 제출되지도 않은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졌고, 동양대 표창장은 입시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담당자들이 직접 밝힌 바 있었다. 위조되었든 아니든 허위든 어쨌든 드러난 사실이 그렇다. 나머지는 비슷한 시기 대학 들어가고 의전원 들어간 놈들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 뒤져볼까? 입시과정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그냥 벌레새끼들이란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더러워서 상종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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