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부터 말이 안되었다는 것이, 그래도 대학교수씩이나 되어서 표창장 하나 위조하겠다고 잘 쓰지도 못하는 프로그램을 붙잡고 끙끙거리는 그림부터가 일반의 상식과 크게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 문만 열고 나가도 발에 채이는 것이 바로 그래픽 전문가라는 인간들이다. 표창장 하나 위조하는데 그렇게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 가운데 아무나 붙잡고 얼마간 쥐어주면 바로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만들어준다. 상장용지야 정경심 교수가 직접 준비하더라도 파일 자체를 만드는데 굳이 익숙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직접 다루어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컴맹이면 컴맹인데로 컴퓨터에 능숙하면 능숙한대로 프로그램을 몇 개나 옮겨가며 작업하는 번거로움을 일부러 감수할 이유같은 건 더욱 없어 보인다. 컴맹이라면 더욱 컴퓨터에 익숙지 못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능숙하다면 굳이 그래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따라서 대부분은 어지간하면 프로그램 하나로 거의 모든 작업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한글로 문서작업하다가 워드에 있는 기능이 아쉽다고 옮겨서 작업하거나, 워드로 작업하다가 한글의 매크로가 필요하다고 옮겨서 작업하는 경우란 현실에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아마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거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일부러 파일 변환해가며 프로그램을 바꿔서 작업한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한글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그렇게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표창장 하나를 위조하려 한다?

 

사람은 그렇게 복잡한 동물이 아니다. 복잡한 것 같아도 그 행동의 동기나 원리를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한 경우가 현실에는 더 많을 것이다.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고, 귀찮은 것을 싫어하고, 더욱 본능과 충동이 동기인 경우 그 행동방식은 매우 단순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하물며 자기가 전문가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증언으로 컴퓨터에 익숙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인데 굳이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해가며 복잡한 과정을 거치려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말했듯 얼마간의 돈만 쥐어주면 대신할 사람이 문밖만 나가도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많은 돈도 필요없다. 강남건물주가 꿈이지 이미 강북건물주에 수 십억 자산가인 사람이다.

 

대부분 추리물에서도 추리하는 과정은 매우 단순명쾌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사건의 동기나 수법 등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추리물에서도 설명은 길어지고 복잡해진다. 심지어 만화임에도 그림보다는 탐정의 설명이 텍스트만으로 한참을 이어지는 경우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소장의 범죄사실은 매우 단순한데 정작 재판정에서 시연한 과정이 복잡한 이유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경심 교수의 지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정경심 교수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언론의 목적이거나. 웃기는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