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더러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늬들 마음대로 정치하라는 뜻이 아니라 아예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인 것이다. 그래서 선출된 권력이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을 맡게 되는 것이다. 혹시라도 선출된 권력이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바로 선거를 통해 심판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출된 권력이 검찰을 잘 지휘감독 하고, 검찰은 그 아래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최대한 억제하며 오로지 법리에 충실하며 수사해야 한다. 그런데 뭐라? 이제는 아예 검찰총장이 정치하겠다 나서고 있네?

 

이 또한 불문율이었다. 검찰총장을 역임했으면 정치같은 건 하지 않는다. 하물며 대통령이라니. 그것도 퇴임후가 아니라 재임 중에 정치하겠다 선언까지 하고 있었다. 비판하는 언론조차 하나 없다. 재임 중에 정치를 하겠다 선언했으면 이미 정치인 아닌가.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정치적 중립이라고? 자기가 이미 정치인이고 어느 편에서 정치를 할 것인지가 거의 정해진 상황에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말하는가? 검찰의 정치적 독립은 그냥 내 마음대로 정치하겠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닌가.

 

물론 이해는 한다. 박근혜 탄핵 이후 자칭 보수진영에 문재인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인물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원래부터 없었고 이후로도 여러 과정을 거치며 하나씩 꺾이며 남아나지 않게 되었다. 자칭 진보들이야 원래 앞세울만한 인물이 없기는 했었다. 더구나 서울대 출신이어야 하고, 명망가여야 하고, 무엇보다 그토록 증오스러운 민주당 정권을 상처입힐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심지어 자칭 진보들조차 현직 검찰총장이 정치하겠다 나서는 상황에 대해 한 마디 비판조차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검찰개혁이 아닌 추윤대립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검찰개혁 실패라는 프레임으로 윤석열을 지원하는 중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았는가. 윤석열이 대선후보로 나서면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를 아우르는 범진보보수 단일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무튼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도 그 의도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른바 친박 태극기부대에 대한 추파인 셈이다. 정경심은 최순실이다. 정경심의 범죄는 박근혜의 국정농단과 같다.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냈듯 정경심과 함께 문재인도 반드시 감옥에 보내겠다. 한겨레와 경향, 홍세화, 정의당 무리들이 저리 윤석열에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대통령 죽기 전 심상정이 얼마나 집요하게 물어뜯고 있었게? 다시는 근본도 없는 친노친문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서 아예 그 뿌리를 뽑고야 말겠다. 사모펀드는 이미 조범동 재판에서 무죄가 났고, 고작 표창장에 인턴증명서 가지고 과연 7년이라는 징역이 가능하기는 한가. 그런데도 굳이 그런 무리한 구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선언하는 것이다. 박근혜를 죽였듯 이제는 문재인을 죽이겠다.

 

하긴 전에도 말한 것처럼 그 정도 형량은 나와야 작년부터 1년 넘게 그토록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데 대한 변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부터가 작년 조국사태의 진짜 목적이기도 했던 것이다. 한겨레와 경향이 미쳐 날뛴 이유이고, 정의당이 뒤늦게 - 진짜로 뒤늦게인지는 모르겠지만 - 조국비판에 가세한 이유인 것이고, 자칭 진보 지식인들이 윤석열 편에서 진보의 이념인 인권을 거름구덩이에 쳐박는 소리를 지껄여 온 이유인 것이다. 박근혜가 불쌍하다. 박근혜가 과연 그렇게까지 큰 죄를 지은 것인가. 설마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테니. 서민의 박근혜 동정론을 보라. 이명박근혜보다 차라리 문재인이 더 못하다는 한겨레를 보라. 그렇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박근혜도 못했지만 문재인은 더 못하다.

 

단위부터 차이가 난다. 그렇게 다 긁어모아봐야 벌금 9억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나마 권력을 써서 그랬는가면 권력이 실제 개입한 정황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박근혜와 같다. 최순실과 같다. 그냥 정치적인 구형인 것이다. 그런 짓거리를 그냥 보고만 있는 자칭 진보들도 똑같다. MBC도 그래서 마냥 신뢰하지 않는다. 비판해야 할 때 정작 비판하지 못한다. 벌써부터 윤석열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일까. 기득권 동맹이다. 트럼프와 샌더스를 막기 위해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움직였던 것처럼. 민주당은 성공했지만 공화당은 실패했다. 한국은 윤석열로 대동단결이다.

 

저들의 민낯을 똑똑히 봐야 할 때인 것이가. 검찰이 정치를 한다. 검찰이 독립을 넘어 중립을 무시하고 아예 노골적으로 자기 정치를 하겠다 선언한다. 그 모든 것이 작년의 연장에 있다. 그런데 한 마디 비판조차 않는다. 한 마디 말로라도 견제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검찰의 편에서 정부를 비판하느라 여념이 없다. 과연 저들이 주장하는 진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 고용유연화까지 스스로 주장할 수 있는 한국 진보의 가치와 지향이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보수야 오히려 윤석열로 망할 지경이라. 한국의 진보는 검찰진보다. 그리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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