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노동자들과 함께 직접 산업현장을 구르며 노조를 만들고 싸웠던 세대들도 저쪽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노동자들이 현실에서 자기권리를 주장하다가 어떤 식으로 핍박받고 고통받으며 심지어 일가친척까지도 수렁으로 내몰리는지 그 구조를 전혀 이해 못하고 있다. 노동자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돈없고 힘없는 서민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법으로부터 배신당하고 더 큰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다.

 

노조를 만든다고 직장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했다. 그래서 고발했더니 아예 검찰이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없는 사건이다. 아예 수사를 하지 않으면 혐의고 뭐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 되는 것이다. 대신 노조활동과 상관없는 이유로 사소한 범법행위가 있었으면 바로 체포해서 상관없는 별건까지 다 뒤진 뒤 일가족이나 친지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조국 전장관 가족이 당한 그 수법이 그 순간 갑자기 불현들 홀현히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란 것이다. 노조 만든다고 잡아가서는 혐의가 마땅치 않으니 없는 죄가 나올 때까지 온갖 별건으로 잡아두고, 그런 다음 지인까지 죄다 불러 진짜 한 사람을 죽일 놈으로 만든다. 사람이 버텨낼 수 없다.

 

산업재해를 당했음에도 인정도 보상도 받지 못해 여직껏 투쟁중인 노동자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검찰이 정의롭고 법원이 정의로운데, 아니 검사며 판사며 뭘 어쩌든 노동자들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는데 어째서 법은 항상 노동자를 외면하고 사용자의 편만 드는 것일까? 노동자에게는 그토록 잔인하고 가혹하기만 한 법이 사용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기만 하다. 물론 자칭 진보들은 주장할 것이다.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 뭘 어떻게 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 민생인 이유인 것이다. 법으로부터 배신당하고 농락당하고 오히려 억압받고 학대당하는 더 많은 돈없고 힘없는 노동자, 농민, 무산자서민들을 위해서. 비싼 돈 주고 전관변호사도 쓸 수 없는 그들이, 높으신 영감님들과 혼맥으로 이어질 기대도 가질 수 없는 그들이 법으로부터 정당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역시 자칭 진보들은 대답할 것이다. 정부만 잘하면 된다. 검찰과 법원은 그대로 내버려둬도 상관없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작년 패스트트랙 법안통과 당시 선거법개정을 이유로 정의당이 시간을 끌었던 것은 선거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진짜 목적은 검찰이 청와대를 터는 동안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윤석열의 계산대로만 되었다면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청와대의 심각한 부정과 비위가 발견되면서 검찰개혁의 명분은 사라지고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이야기부터 나오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 연장에서 지난 3월 심상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직접 언급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도 탄핵은 막을 수 없다. 그럴 확실한 계획이 이미 추진 중에 있다.

 

참여연대도 원래 부르주아 집단이라 진짜 서민의 삶 같은 건 모른다. 진짜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의 삶을 알지 못하기에 검찰개혁따위 민생과 아무 상관없다는 개소리를 당당히 늘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주장해 온 자칭진보들의 민낯이다. 내가 일로, 설사병으로 몸도 고단하고 정신도 피로한 사이 아주 개소리들을 신박하게 잘도 늘어놓으셨더만. 물론 대신 써준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한겨레 경향은 말도 하기 싫다. 자칭도 인제 뗄 때가 됐다.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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