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전쟁중이다. 지휘관이 생각한다. 최선은 최대의 전력을 조기에 집중해서 적에게 최대의 피해를 입히고 전쟁의지를 꺾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장 모든 가용한 병력과 장비와 물자를 동원해서 적을 공격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국력을 동원해서 적의 핵심을 타격하면 적은 전쟁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공격이 실패한다면?

 

군사에서 예비대의 존재는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전장의 상황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만일을 대비한 예비대의 확보 없이 그 모든 경우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황이 유리해지면 바로 예비대를 투입해서 승리를 굳혀야 하고, 거꾸로 전황이 불리해진다 싶으면 예비대를 동원해서 전선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패퇴해야 한다면 적의 추격을 막고 더이상의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예비대가 하게 된다.

 

군사에서만 예비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정책을 펴게 되면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대처할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항상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때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예비수단을 확보해 두는 것이다. 그래야 당장의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도 여유를 가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더이상 쓸 수 있는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만큼 경직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수 백 명 대를 넘어섰다고 거리두기 3단계를 과감하게 조기에 집행했을 경우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언제까지고 코로나19가 사라질 때까지 지속할 수 있는 3단계가 아닌 것이다. 당장 2.5단계로도 죽겠다며 차라리 3단계로 가자는 이들이 이토록 많다는 것이다. 2단계로 상향되었을 대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못살겠다며 죽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3단계로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그때는 어떤 수단이 남아 있을 것인가. 아예 중국처럼 나라 전체를 닫고 통행마저 제한하며 모든 것을 멈춰세우면 될까?

 

아직 우리에게는 3단계라는 비상수단이 남아 있다. 최악의 경우 3단계라는 극약처방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한 편으로 협박이면서 한 편으로 안도다. 아직 남아 있는 수단이 있는데 그 수단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 3단계를 기준으로 2단계, 2.5단계 안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볼 수 있다. 단계를 유지하면서 하나씩 더하거나 빼면서 상황의 변화를 지켜본다. 그러면서 이만큼 상황이 위급하니 국민들에게 협조도 구해 볼 수 있다.

 

사실 지금 거리두기 2.5단계로 상향한 상태임에도 코로나19의 확산이 좀체로 줄어드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그동안 2단계, 2.5단계 등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 작지 않을 것이다. 그냥 거리두기 하는가 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심해지니 정부가 새로운 강력한 정책을 내놓는가보다. 3단계를 조기에 썼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오히려 3단계로도 확산을 막지 못하게 되면 사회 전체가 자칫 패닉에 빠져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의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 3단계로도 안되는데 그러면 무엇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이 개새끼라는 것이다. 이미 1.5단계 2단계에서 국민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개인방역에 신경쓸 수 있도록 힘을 모았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도 코로나19에 대한 음모론이나 정치적 공세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을 희석시키고 있었다. 정부의 노력을 단지 정치방역으로, 정부당국의 노력으로 인한 방역의 성과를 그냥 허구고 허상으로, 그러면서 코로나19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일부의 의도에 부화뇌동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제 와서 3단계를 조기에 실시하지 않았다며 정부를 탓한다. 그래서 3단계 상향하고 지금처럼 국민들이 개인방역을 등한히 한다면 이제 앞으로 무엇이 남을 것인가. 실제 이미 락다운을 실시했던 유럽의 나라들에서 코로나19가 더 크게 재확산되었을 때 남은 수단이란 그저 락다운을 다시금 반복하는 것 뿐이었다. 처음 한 번이 통하지 않았는데 이미 익숙해진 두 번 째가 얼마나 의미있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는가. 그냥 다른 수단이 없으니 그렇게라도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정치라는 것이다. 전략이고 정책이다. 거리두기 3단계는 그냥 개인간의 거리를 감염위험이 없는 수준으로 벌리는 정도가 아니란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할 수 없을 테고, 수많은 사업자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고, 임금노동자 가운데도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야말로 국가의 체력을 깎아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는 대책인 것이다. 죽을 지경까지 국민들을 내몰아서 어떻게든 당장의 위기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필사적인 발버둥인 것이다. 그래서 실패하면 죽는 수밖에 없다. 죽을 지경까지 가서도 안되면 죽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 필사의 수단을 예비로 놔두고 최대한 다른 방법을 찾아서 단계와 변화를 주는 것이다.

 

거리두기 3단계가 아니라 아예 모든 집의 문에 못질을 하고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지 못하게 해도 개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 방역이란 것이다. 그래서 경고하고 그렇기 때문에 협조를 구해야 할 언론이 분열과 갈등과 분노만을 조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도 기레기라는 말이 그렇게 억울하다니 기자 새끼들 대가리는 정말 똥으로 채워져 있는 것인가. 최악의 상황까지는 피하고자 발악하듯 버텨 온 정부의 노력을 그리 한 마디로 폄훼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진짜 마지막 수단이다. 그나마 3단계를 실행할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백신과 치료제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버티면. 이제 조금만 더 악착같이 버틴다면. 그러니까 이제는 3단계도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게 국정을 책임자의 고심이란 것이다. 버러지라는 말도 벌레들에게 실례다. 욕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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