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벌써 몇 번 째인지 모를 민주당의 혁신안이 나왔을 때 민주당의 고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했는가를 기억한다. 말 그대로 당이 쪼개지고 말았다. 도저히 혁신안 못 받겠다고 당대표를 들이받고 물러나라 압박하고 그리고는 끝내 당을 따로 차려 무더기로 뛰쳐나갔었다. 어째서 정당들이 당을 혁신하겠다 할 때마다 외부인사로 위원회를 꾸리는가. 자기가 자기를 혁신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검찰 역시 공수처가 설치되면 수사대상이 된다. 이번 김봉현 접대사건에 대한 수사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접대한 당사자인 김봉현까지 포함해서 n분하는 꼼수를 써가며 어떻게든 접대받은 당사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틈을 만들고 결론을 내고 있었다. 아예 뇌물도 아니었다. 그냥 김영란법이다. 이따위로 검사가 검사를 봐주는 제식구 감싸기가 일상화되어 아예 은행계좌 들킬 걱정 없이 마음껏 해쳐먹던 검사들이 이제 공수처를 신경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검사가 공수처에 반대한다고 그 주장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물론 당시 민주당 고인물들이 하던 주장에도 아주 들을만한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원래 개혁이란 100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백신이 일정한 부작용에도 더 큰 예방효과를 위해 일상적으로 접종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다소간의 부작용의 위험에도 더 큰 공익을 위해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검찰에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 반정부에만 올인하는 놈들 입장에서야 정부 공격하는 검찰은 곧 정의고 진리고 진실일 것이다.

 

하여튼 같잖은 것이다. 분명한 개혁의 대상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사실을 스스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검찰의 반발을 그대로 받아 개혁반대의 이유로 삼는다. 도대체 그 입으로 떠드는 정의니 공정이니 하는 가치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표창장에도 분노하는 그 정의감은 어째서 검찰의 독선과 독주, 전횡과 비리에는 눈감는 것인가. 버러지는 버러지일 뿐. 세상에는 참 뇌를 우동사리로 쳐먹는 놈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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