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그런 착각들을 한다. 숫자 좀 들어가고 전문용어 좀 들어가면 이건 어김없는 사실일 것이다. 설마 같은 커뮤니티인데. 같은 네티즌인데. 아무리 거짓말을 했을까? 그런데 그동안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넘치도록 보아 왔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사실들에 거짓을 살짝만 섞어주어도 선동에는 그만한 것이 없다. 사소한 것을 침소봉대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과장하고.


내가 잘 모르겠다 여기는 사안에 대해 바로 주변의 말을 듣기보다 시간을 두고 조금 더 많은 자료와 근거들이 나왔을 때 판단하려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특히 원초적인 공포와 증오를 자극하는 내용일수록 더 신중하게 걸러듣고 판단하려 노력한다. 공포와 증오는 시작은 있어도 끝이 없다. 공포나 증오란 감정에 사로잡힌 순간 과정도 결과도 사라진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젠더이슈도 바로 그같은 끝없는 공포와 증오의 상승작용의 결과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공포와 증오를 자극한다. 남자가 문제다. 여자가 문제다. 모든 게 남자 때문이다. 모든 게 여자 때문이다.


과연 주장하는 것들이 사실인가? 진짜 원리와 과정이 그렇게 되는 것인가? 그래서 실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이 있는 것인가? 관련업계 있다고 실제 그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서까지 속속들이 아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그냥 곁다리로 걸쳐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더 사안에 대해 오해하고 있기 쉽다. 여기에 목적이 더해진다. 하긴 모든 동물들에게 식욕과 성욕은 생존과 존재를 전제하는 가장 중요한 욕구일 것이다. 성인사이트들을 차단했다. 정확히 말해야 한다. 해외 성인사이트다. 국내법으로 그 사이트들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래서 주장한다. 그런 성인사이트들을 차단한 기술 - 즉 https를 차단한 기술이 사실은 감청과 검열에 쓰이는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자칫 감청하고 검열하는데 이 방법이 쓰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사실인가? 그래서 말하지 않는가? 모르기 때문에 판단하지 않는다고. 이만큼 시끄러워졌으니 뭐라도 해명이 나오든 아니면 잘못을 인정하고 철회하든 액션이 나오게 될 것이다. 그때 판단한다.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지레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성급하고 너무 정의롭다. 항상 인터넷에서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 대개 원인은 그런 것들이었다.


과연 진짜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는가. 헌법위반의 소지가 있는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가? 아니면 단지 오해에 지나지 않는가? 비판이든 반박이든 그때 가서 하면 되는 것이다. 주장하는대로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과연 그런 정도일까? 그러고보면 인터넷에서도 소수만 난리인데 전체의 문제인 양 호들갑떠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동안의 경험에 따른 결론이다. 모르는 건 지켜본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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