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남성이 여성보다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여성에 대해서만 그렇게 민감한가. 사실 굳이 그렇게 길게 어렵게 쓸 것도 없다. 여성이 피해자인 대부분의 범죄들은 거의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피해자가 여성인 것을 노리고 범인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반면 남성이 피해자인 대부분의 범죄는 특별히 남성을 특정하여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그게 문제인 것이다.


여성 혼자 있으니까. 집에 젊은 여성이 혼자 살고 있으니까. 어두운 밤길에 여성이 혼자 길을 걷고 있으니까. 술을 마시는데 여성이 인사불성으로 만취해 있으니까. 아니 그 전에 술자리에 여성이 끼어 있으니까. 과연 그 많은 범죄 가운데 여성이 아닌 남성을 특정하여 이처럼 일어나는 범죄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여성을 특정하여 일어난 범죄들의 경우 가해자의 성별은 또한 어떻게 될까.


남성이 성범죄를 제외한 다른 강력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니까. 절대적인 피해자의 수가 여성보다 많다. 가해자도 남성이 더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들은 여성처럼 밤늦었다고 조심해서 일찍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낯선 타인을 경계하여 피하거나 숨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다수 범죄에 있어 희생자는 여성이다. 여성인 것을 이유로 범죄는 일어난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연 신안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가 남성이었다면 그같은 사건이 일어났을까? 성범죄가 아닌 다른 범죄였어도 그런 식으로 허술하게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이없을 정도로 조심성이 없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자각조차 없는 듯 경찰조사를 받는 태도마저 당당했더란다. 단지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남성인 가해자들은 더 당당하게 피해자를 억압하고 협박하기도 한다. 남성이라는 위세를 빈다.


성범죄를 제외하더라도 대부분의 강력범죄에 있어 거의 압도적인 다수의 경우에 남성이 가해자다. 남성인 피해자를 제외하고도 가해자가 남는다. 여성피해자와 여성가해자를 따로 계산하면 결국 나머지는 남성 가해자에 의한 여성 피해자들이다. 성범죄를 빼고도 그렇다.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남성을 두려워해야 한다. 꺼려해야 한다. 불편해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슬픈 것이다. 안타까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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