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군 장교들이 국방력 강화에는 관심이 없는 이유

가난뱅이 2022. 10. 15. 06:36

몇 년 전 장교출신이라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입만 열면 빨갱이다. 말만 했다 하면 북괴다. 그래서 맞춰주느라고 한국전쟁 당시 선전했던 한국군 장군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었다. 김석원 장군과 김종오 장군의 활약이 대단했다. 모르더라. 자기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단다.

 

김석원 장군은 춘천으로 내려오는 북한군의 공세를 훌륭히 지연, 저지함으로써 서울을 두 방향에서 포위하려는 북한군의 계획을 좌절시킨 인물이다. 김종오 장군은 광복군 출신으로 한강교 폭파 이후 시흥에서 북한군에 대한 지연전을 훌륭히 수행해냄으로써 임시정부가 부산으로 피난하고 UN군이 개입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준 인물이다. 다만 문제라면 이 두 사람 모두 영어가 안 되었던데다가 자존심이 강해서 미군과의 협력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승만 정부는 이들을 예편시키고 대신 영어가 되는 젊은 장교들을 주로 임명하는데 그래서 대두된 인물 가운데 하나가 백선엽이다. 그러니까 미군의 평가가 높았던 백선엽은 알아도 미군과 사이가 안 좋았던 김석원이나 김종오는 안중에 없다.

 

뭐와 비슷한가면 임진왜란을 극복하는데 명군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으니 신각이니 신할이니 박진, 혹은 김시민 같은 조선 출신 무장들에 대해서는 알 필요도 없다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특히 박진은 명군에 의해 폭행을 당해 죽었다니 기릴 이유가 전혀 없다. 그게 바로 사상이 투철한 장교 출신 인사의 사고인 것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런 인사가 군부내에 다수라는 것일 테고. 그렇다면 그런 장교들에게 국방을 위해 중요한 건 무엇인가? 무기가 아니다. 군체계가 아니다. 그래서 국방부를 비우라는 말에도 아무 대책없이 기꺼이 수용한 것이었다. 국방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폐지해도 아무소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런 것이 대한민국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어째서 국방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쏟아붇는 민주정부보다 국방을 개똥으로 여기는 수구정부에 더 군부는 친화적인가. 그런 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것보다는 그저 미국과 미국이 원하는대로 일본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국방을 위한 최선이다. 무기 없이도, 병사 없이도 - 물론 자기 당번병은 필요하다. - 국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삼 그 장교출신 인사가 떠오르는 이유인 것이다. 그렇게 한총련의 전술에 대해 해박하면서 정작 한국전쟁 당시 초반에 선전했던 두 장군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모른다. 아예 관심조차 없었고, 바로 옆예서 얘기하는데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특별한 혹은 유일한 한 경우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국군의날 행사가 그 증거일 것이다. 그래도 지지한다. 대한민국 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