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2선 후퇴과 총리와 여당대표의 대행? 국민의 주권은?

가난뱅이 2024. 12. 8. 15:24

아주 어렸을 적 만화방에 가면 꼭 서로 다른 만화책 빌려서 몰래 돌려보는 놈들이 있었다. 아저씨가 와서 항상 야단을 쳤었다. 너희 그거 도둑질이야.

 

내가 남의 집 빌려서 월세 살고 전세 산다고 그것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월세 놓고 전세 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장사 잘하다가 권리금 받고 자리를 넘겨주더라도 임대계약은 건물주와 다시 해야 한다. 기존의 계약을 물려받든 아예 새로 계약을 하든 건물 자체에 대한 권리는 소유주인 건물주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비롯된다. 대한민국 헌법 1장이다. 대통령은 단지 국민의 선택에 의해 국가원수로서 그 권력을 위임받았을 뿐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력이 대통령 자신의 소유인 것은 아니란 뜻이다. 따라서 국민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임대든 양도든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통령이 어느날 갑자기 하기 싫어서 바로 하야하고 물러나도 헌법은 대통령 유고상태로 간주하여 다시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동의가 없는 어떠한 권력이동도 대한민국 헌법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어이없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반헌법적인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서도 사실상 친위쿠데타였던 그 행위의 수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을 거부하면서 그 이유로 차기 대권을 들먹였다는 것이. 차기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자신들이 선택하겠다. 더이상 국민이 현재의 대통령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특정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막아야겠다. 헌법에 의해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헌법을 유린하는데 사용했기에 그 책임을 물어 탄핵하려는 것인데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주권을 제한하기 위해 그 탄핵을 반대하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국민의 위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헌정질서를 유린한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이 또한 반헌법적인 헌정유린의 예일 것이다. 

 

몰라서 그러겠는가? 그래도 되니까. 지금도 계엄에도 반대하고 탄핵에도 찬성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에 당선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놈들이 발에 채이다 못해 아예 덮일 정도다. 이재명을 막을 수 있으면 다시 선거를 치르더라도 윤석열을 지지하겠다는 놈들도 거의 그 정도 될 것이다.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다고 반드시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을수만 있으면 탄핵 그까짓것. 원래 지지하던 이들이라면 더욱 당연히 그러하다. 그러니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다 자기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재명의 선거법위반에 대한 재판은 민주당의 피선거권과도 관계있는 재판이다. 한 마디로 이재명이 날아가면 민주당 역시 수 백억에 이르는 선거보전금을 토해내야 하니 그대로 공중분해될 수 있다. 민주당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을 사법부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법부는 이재명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시간을 끄는 동안 확실하게 이재명을 날리고 민주당까지 날려야 한다. 국민들은 그때까지 자신들의 재집권을 위해 기다려주어야 한다.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여기저기 부쩍 정치에 관심이 없는 중도층들이 많아진 것은. 이런 시국에서조차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 이쪽 당이나 저쪽 당이나 잘한 것 없다. 그러므로 탄핵을 주장하는 것도 또 하나의 극단이다. 자신들은 극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키배 한 번이라도 뜬 놈들 닉은 아주 잘 기억하거든? 아주 작은 원한도 잊지 않는 소심한 성격인 때문이다. 역시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리 공정과 상식과 정의와 도덕성을, 그러면서도 위선보다는 악을 사랑하던, 중립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단군이래 가장 똑똑한 세대들이다. 반페미의 전사들이다. 얼마전까지 동덕여대로 그리 열을 올리며 민주당 욕하던 놈들이다. 하긴 금투세 비난은 정치이야기가 아니겠지. 문재인 욕도 정치이야기는 아닐 게다. 더 이상 정치 이야기따위 보고 싶지 않다. 그러고보니 딱 슈카 스탠스네?

 

그런 것을 좋아하는 지지자가 있으니까. 오히려 그러기를 바라는 지지자가 있기 때문이다. 똥파리는 어디서 자기들이 민주당 지지했다고 말하면 안된다. 노무현 지지했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냥 고인모독이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이재명 당선은 막아야 한다는 수준이라면 그냥 영영 그쪽 정당에서 윤석열이나 지지하는 게 옳다. 헌법이 그따위인데. 헌법을 그따위로 보고 있는데. 지금도 찢찢거리며 민주당만 혐오하는 그놈들이 노무현과 문재인을 지지했었다? 심지어 문재인을 지키려 그랬다? 씨발 어디거 개구라를. 

 

아무튼 그러면 어째서 윤석열과 한동훈은 이런 반헌법적인 발상을 아무렇지 않게 떠들 수 있는 것인가. 검찰총장 때 보여줬었잖은가? 모든 진보언론과 지식인까지 나서서 감히 법무부장관이 윤석열에게 부여된 검찰총장이라는 천부적인 권한을 제한할 수 없다 떠들어대고 있었다. 모든 언론과 지식인들이 검찰총장은 한 번 임명된 이상 윤석열 개인에게 부여된 천부적인 것이니 감히 법무부장관따위가, 대통령 나부랭이가 손을 대서는 안된다 편을 들어 준 바 있었다. 그 또한 국민이 위임한 권력에 의해 대통령과 그에 의해 임명된 장관이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었음에도. 그때 배운 것이다. 한 번 주어진 자리는 영원한 것이다. 그런 것이라 지지하는 놈들이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 자기가 떠들면 동의해 줄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쌓여 있다. 그러고보니 지난 정부에서는 그리 정의롭던 2찍 진보새끼들 아직도 한 마디 말이 없지? 서울대 학벌이 유일한 자랑인 새끼들은 더더욱.

 

이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헌법이 가지는 가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모르긴 몰라도 내일 여론조사하면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금보다 조금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지자들이 바라니까. 이놈도 저놈도 싫은 저관여층 중도유권자들이 바라고 있으니까. 이놈도 저놈도 싫은데 문재인과 이재명과 민주당 욕은 해야 하는 정치무관심층이다. 페미는 정치가 아니니까 페미 묻은 정치인과 정당을 욕하는 게 정치가 아니기는 하다. 그러니 그래도 된다. 좆같은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