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수사가 아닌 정치? 검찰이 청와대를 강제수사한 진짜 이유

가난뱅이 2019. 12. 4. 21:07

이것으로 다시 한 번 확실해졌다. 검찰은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미 검찰은 오늘 강제수사로 가져간 자료들을 확보한 상태였다. 지난번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에 의해 대부분 자료들이 검찰에 건네진 바 있었다. 그런데도 왜 검찰은 비슷한 자료를 다시 한 번 더 확보하려 이런 무리한 일을 벌였을까? 보여주기 위해서다.

 

바로 언론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에 검찰의 의도가 그대로 들어 있다 보면 된다. 어제 많은 이들이 PD수첩을 통해 검찰과 언론이 어떻게 유착되어 있는가 보았을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기사를 써달라. 제목도 이런 식으로 붙여달라. 물론 척이면 착 선수들끼리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제목을 달고 기사를 써 줄 언론들에 더 먼저 해당 사실을 통보해 준다. 청와대가 벌써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2번 째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가 부정한 일로 인해 검찰의 강제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그 모습을 국민들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보아라, 이런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청와대다.

 

경찰의 울산시장선거 개입을 수사하면서 바로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선거에 개입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만든 상황인 것이다. 대통령에 흠집내고 여당에 상처를 입힘으로써 자신들에 우호적인 야당의 승리를 돕고자 한다. 검찰이 그토록 정의감이 투철해서 살아있는 권력도 가리지 않고 수사하는 것이라면 이미 고발된 야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아예 수사를 손놓고 있는 것일까. 정치적으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향일보를 진보언론이라 불러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금 경향일보는 검찰을 위해 진보를 탄압했던 자유한국당의 선거운동을 돕는 기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진보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정당을 자칭 진보언론이 기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도우려 하고 있다.

 

다만 문제라면 선거가 너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선거 때까지 끌고 갔다가는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 뭐라도 결과를 내놓고서 정부와 여당을 몰아붙여야 하는데 벌써 몇 달 째 수사만 하고 있다. 조국 전장관이 워낙 잘 버틴 탓이다. 그래서 조국 전장관의 수사과 결과를 내지 못하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꺼내야 할 칼을 너무 일찍 꺼내 들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유재수 건이나 울산시장선거 건에 대해 확실하게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역풍은 검찰을 그대로 휩쓸어 버리고 말 것이다. 하긴 뒤가 없을까? 당장 검찰개혁법안의 통과를 막는 것이 우선이니.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이 더이상 이러는 의미가 없어진다.

 

아무튼 전 특감반원인 백모 검찰수사관의 죽음으로 검찰의 막무가내 수사는 한계를 맞이했고 청와대의 역공이 시작되고 있다. 역공의 무기는 바로 사실이다. 진실이다. 조국 전장관의 경우와 다르다. 그때는 조국 전장관이 너무 점잖았던 탓에 진흙탕 싸움을 회피하다가 오히려 프레임에 갇히는 패착을 저지르고 말았었다. 이번에는 그 개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 전면에 나서고 있고, 지지자들도 학습효과로 오히려 더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중이다. 중도층 역시 아무 대비없이 기습을 당해야 했던 조국 전장관의 경우와 달리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전한 지지가 그를 증명해 준다. 그런데 워낙 쓸데없이 투명한 정부라 대부분 과정들이 공식적으로 문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검찰이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헛발질을 하는 것이다. 국정조사가 이루어지고 정부에서 관련 증거들을 공개하면 곤란해지는 것은 오히려 검찰이다. 검찰이 가장 꺼리는 상황이다. 특검이나 국정조사에 의해 자신들의 손을 떠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그들을 막다른 궁지로 내모는 행위인 것이다. 아무튼 검찰의 의도는 이로써 너무나 명확해 졌다. 이건 전쟁이다. 처음부터 전쟁이었다. 저들이 조국 전장관을 공격한 그 순간부터.

 

그리고 검찰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이 방법이 없어서 지금 검찰을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분명 중도층까지도 청와대의 강경한 행동에 지지를 보내게 되는 순간이 돌아올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래서 그 선을 넘지 않으면서 청와대를 궁지로 몰 수 있을 것인가가 검찰의 남은 승부수다. 아니면 그냥 망하는 것이다. 지금 청와대는 중도층의 여론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 길게 남은 것 같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