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많은 소상공인들은 바랄 것이다.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 소비를 많이 하면 자기들 수입도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이다. 단, 전제가 있다. 내가 고용한 직원들의 월급은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최저임금과 관련하여 소상공인들과 정부가 충돌하는 지점일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들에게만 차등을 두어 달라는 것이다. 아예 노동자 임금을 동결하고 수요만 늘기를 바란다면 평가할 필요도 없는 날도둑놈일 것이다. 아니면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이 안되는 것이거나.

대부분 소비자인 임금노동자의 수입이 늘어야 당연히 소비도 늘게 된다. 그리고 시장에서 소비가 늘어야 자영업자들의 수입도 늘게 된다. 문제는 늘어난 만큼 자신도 직원에게 오른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싫다.

어차피 지금 중소상공인들의 위기는 경기의 위축에 있다. 가계부채등의 이유로 소비자의 주머니가 닫히며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있다. 그런 주제에 자영업자는 쓸데없이 많다.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아무거나 해보겠다고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이 상당수다. 그런데 그런 자영업자들의 영업까지 정부가 책임져달라. 그러니까 직원 임금은 동결하고 정부의 개입으로 이익은 늘려달라. 그런 주장을 그대로 옮겨적는 기자들의 머릿속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배고프다고 다 쳐먹고 우동사리를 넣어 놓은 것은 아닌가.

충분한 준비와 철저한 계획 아래 사업을 시작했어도 언제 어떻기 망할지 모르는 것이다. 오래도록 번성하는 업자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특징이나 장기가 있어 그것을 경쟁력으로 삼는다. 무엇으로 최저임금만 아니면 자기들도 장사가 잘될 것이라 자신하는가. 최저임금이 부담될 정도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다면 역설적으로 최저임금 얼마간 인상한 정도는 큰 타격이 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중소자영업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격없는 자영업자가 무작전 창업에 뛰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임금을 높이고 근무시간은 줄인다. 기업의 이익이 고용과 임금소득으로 이어지도록 정책을 통해 유도한다. 자영업의 진입장벽은 높이되 생존률도 함께 높인다. 경제 전반-아니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이기도 하다. 단기간의 혼란은 피할 수 없다.

당장 중소상공인들의 사정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두루 살피고 인용한다. 그러니까 중소상공인을 위해 어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가. 진단 없이 처방도 없다. 최저임금만 올리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과연 그런가?

확신을 주지 못하는 정부도 문제지만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의 문제가 더 크다. 경제 전반의 위기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는 안된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본다. 아무것도 않는 것이 대책일 수 없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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