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란 결국 생산에 투입되는 여러 자본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원자재든, 생산시설이든 결국 같은 자원을 가지고 무엇을 생산해서 얼마나 이익을 얻을 것인가는 경영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임원만 되어도 일반 노동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금여에 예우를 받게 된다.


지금 경제가 엉망이 된 것이 누구 때문인가? 노동자가 임금을 더 많이 받아서인가? 아니면 노동자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인가? 입만 열면 노동생산성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임금도 더 높은 유럽과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우리보다 더 높다고 말한다. 일본도 우리보다 노동생산성이 높다. 당연하다. 그 나라 기업들은 우리보다 몇 배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으니까.


고작 기업인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기업이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 놨더니 하는 짓거리가 집에서 살림하던 가정주부가 죽은 최고경영자의 아내라는 이유로 경영자가 되어 회사를 들어먹는 것이었다. 고작 집안싸움에 다른 기업 지분을 늘리겠다고 기껏 잘 돌아가는 항공사 돈 빼돌려 망하게 하는 것이었다. 경영권 지키겠다고 쏟아붓는 돈이 설비나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돈보다 더 많다. 지금 한국기업 대부분이 중국기업들보다 기술경쟁력에서조차 크게 뒤져있다. 경영권 지킨다고 돈 빼돌리며 투자에는 소홀한 결과가 지금의 실적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는가?


최저임금을 올리기 전부터 경제는 안좋았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그 잘난 대기업 경영자들에게서 비롯되었다. 투자할 곳에 투자하지 않고, 투자하면서도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그러면서 대주주입네 경영자입네 돈은 있는대로 챙겨갔다. 그리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린다. 자기들 때문에 경제가 안좋아졌으니 임금은 참아달라. 그래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기업들만 믿고 있을 수 없으니 시장에 맡겨 보겠다. 시장의 구매력을 높여서 중소기업이라도 투자할 동기를 한 번 만들어보자. 노동자 임금 깎아서 지탱하는 수출경제는 이미 한계다.


지랄 쌈싸먹는다. 자칭 보수언론 보면서 어이없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진짜 보수를 말하고 시장경제를 말하려면 먼저 기업들더러 자유공정경쟁을 하라 말해야 한다. 기업들이 시장의 원리에 충실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다그쳐야 한다. 그냥 정부의 정책만 말한다. 정부의 양보와 배려만을 요구한다. 그래서 지난 9년 동안 그 잘난 기업들이 해놓은 것이 무엇인가. 그런데 다시 앞으로도 기업 믿고 국민이든 정부든 참고 기다리라?


한국 기업은 대부분 경영자들 때문에 볼장 다 봤다. 경쟁 없이 경쟁력 없이도 그저 그 자리만 혈연으로 물려받으며 유지하던 경영진들로 인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누구를 탓해야겠는가. 그런 머저리들이 최고경영자로 앉아서 잘나가는 기업 말아먹는 것까지 자유입네 방치하던 이 사회와 그동안의 정부와 언론을 탓할 뿐. 이제는 그 책임까지 노동자들에 물린다.


임금은 핑계가 되지 못한다. 최저임금 오른다고 경쟁력 떨어진다는 소리는 이제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통한다면 병신 머저리라는 인증일 뿐. 그렇게 임금 높아서 걱정이면 자기 연봉 자기 배당부터 먼저 깎던가. 그동안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가.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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