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아서 집도 비싼 곳에서 산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집들도 그에 맞게 비싼 값을 이루고 있다.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란 자기 경제력에 맞게 누리고 사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되도않으면서 집만 비싼 것을 몇 채나 가지고 있는 경우다. 임대사업자가 아니라면 목적은 한 가지다. 시세차익. 바로 거품이라는 것이다.

장차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굳이 빚까지 내가며 집을 몇 채나 산다. 실제 거주할 목적이 아니라 집값을 올려서 시세차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실거주자의 수요와 상관없이 집값을 올려받고자 하는 기존 소유자의 의도가 부동산값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유다. 가만 시장의 논리대로 내버려두면 값이 오르기도 내리기도 할 텐데도 마냥 소유자의 의도에 따라 값이 오르기만 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래도 되도록 없는 돈을 빚의 현태로 빌려주는 가계대출도 큰 역할을 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서 몇 채나 차례로 소유하고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이른바 갭투자가 여기 해당한다. 그런데 여기에 자기 경제력만큼 아파트를 가지라 강제한다면?

이번 부동산대책의 요체다. 언론에서 보도한대로 이미 돈많은 사람들에게는 크게 타격이 없다. 이미 돈이 많아서 자기 돈으로 투자든 실거주든 집을 시서 보유한 사람들이냐 어떻게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금이 얼마 올라봐야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아래서 뱁새가 황새 쫓아간다고 무리하게 빚으로 소유 부동산만 키운 경우다. 사실 돈많은 사람들이 부동산만 몇 채나 가지고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동산이 돈이 되니 너도나도 부동산을 사려 하고 그 사이 오른 만큼이 기존 소유자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실거주자를 중심으로 경제력에 맞춰 재편되면 어떻게 될까?

집이 한 채 있으면 18억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18억면 우리집값의 10배가 넘어간다. 집이 없으면 대출에도 제한이 없다. 반면 집이 두 채 세 채 이상 있으면 세금부담도 기하급수로 늘고, 무엇보다 더이상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다. 그런 부담까지 안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면 꼭 필요한 만큼 감당할 만큼만 사라. 아무리 아파트 소유자들이 담합으로 올리려 해도 시장이 그렇게 재편되면 버티는데는 한계가 있다. 고가 아파트들은 고가로 내버려둬도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집들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재조정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세금폭탄 프레임은 여전하다. 기자놈들이 아니나다를까 의도한 오보로 그런 분위기를 만든다. 의도한 것이 아니면 제대로 정부정책도 이해못하고 오보를 낸 자신의 성급함을 부끄러워 했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당당하다. 오보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려는 정부를 그를 빌미로 조롱하듯 비판하는 대담함마저 보인다. 지금의 위축된 소비심리에 경제위기론을 심화 확산시켜 온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볼 때 과연 저들의 의도는 성공할 것인가. 노무현 때는 확실히 성공한 바 있었다.

한 가지 신호만 있으면 된다. 부동산이란 역시 시장의 논리에 의해 값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얼마든지 실수요자의 사정이나 요구에 따라 값이 요동칠 수 있다. 투자처를 찾는다면 그보다 더 안정적인 요긴한 투자처가 있다. 돈은 부동산이 아닌 실제 생산에 투자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투기수요가 전혀 없는데도 부동산 값이 오르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거기서부터다. 실제 능력이 되고 필요해서 자기 수준에 맞게 부동산을 구입하고 소유한다. 과연 지금 서울의 집값이 실수요자에 의해 현실적인 수준으로 정해진 것인가.

서울 인근도 나쁘지 않다.출퇴근 시간만 맞으면 서울 근교에도 싼 아파트는 많다. 종부세는 어림도 없다. 아무나 낼 수 있는 세금이 아니다. 내가 가진 아파트가 몇년을 더 묵혀야 그 10분의 1이라도 오를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 집은 실제 사람이 살며 생활하는 곳이어야 한다. 내 수준에 맞는 집을 실제 목적에 맞게 소유한다.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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