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 역시 주휴수당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그리 주장해 오고 있었다. 처음부터 쉬는 날 없이 저임금에 혹사당하는 노동자를 위해서 그래도 하루는 걱정없이 쉴 수 있도록 하자고 도입한 제도였었다. 하지만 이미 주 5일 근무에 최저임금도 상당히 오르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주휴수당을 아예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현실에서는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정치권에서 과연 주휴수당이란 자체를 폐지할 수 있을 것인가.


간단히 그냥 한 달 월급에서 최소 20만원 이상 빠진다 보면 된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일주일에 하루치, 4주니까 4일 분 급여가 빠지니까 그 이상 줄어들게 될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나라경제를 위해서 그만한 임금인하도 기꺼이 용인할 것인가. 당장 자기가 받는 월급이 오르는데도 나라경제 걱정에 물가걱정에 최저임금을 올려서 안된다는 노동자들이 태반인 현실에서. 그래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사용자인 자영업자들이 좋아졌으니 자기도 좋아졌다 기뻐해 줄 것인가. 무엇보다 아예 종업원 없이 혼자서 일하는 진짜 중소자영업자들의 판단은 어떨까?


역시 자유한국당은 용감하다. 확실히 흐름을 잡을 줄 안다. 자칭 진보, 사회개혁진영이 정부를 공격하느라 최저임금에 대한 방어에 소홀한 사이 노동자의 임금 자체가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다. 중소자영업자는 물론 최저임금의 대상인 노동자들마저 최저임금인상이 잘못되었다 생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를 탓하기 전에 국민의 여론이 그렇게 만들어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동안 자칭 진보, 자칭 사회운동가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제 자유한국당이 주휴수당을 폐지하면 그때도 정부만 욕하고 있을까? 인정한다. 그들이 할 줄 아는 것은 누군가를 욕하는 것 뿐이란 것을.


재미있다. 과연 자유한국당의 주휴수당 폐지 시도에 대해 노동자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장 주휴수당을 받는 주위 다른 노동자들에게 한 번 의견을 물어봐야겠다. 워낙 애국심이 투철한 분들이라. 물론 자기 월급 오르는 것은 자기가 열심히 일한 대가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렸어도 자기 월급 오른 것과는 전혀 아무 상관도 없다. 주휴수당 폐지해서 월급 줄어들면, 아니 그것도 정부 욕하면 되는구나. 참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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