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수록된 신화들을 보더라도 한반도의 왕조는 이주민에 의해 세워진 경우가 많았다. 당장 마한만 하더라도 위만에 쫓겨온 고조선의 준왕이 세웠다 하고, 백제는 졸본의 온조가 유리왕을 피해 내려와 세운 나라였다. 가야의 신화는 북방계인 김알지와 해양문명인 허황옥과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라의 건국신화에서 사로육촌은 원래 조선의 유민이라 일컫고 있었다. 그러면 과연 이전에는 어떤 사람들이 한반도에 살았었을까?


일본의 역사는 야요이인이 죠몽인을 정복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야요이인의 뿌리는 한반도에 있다. 그런데 정작 일본어와 한국어가 계통적으로 갈라진 시기는 그보다 더 오래다고 말한다. 즉 한반도에서 건너가 일본을 정복한 야요이인과 지금의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의 한국인의 원형은 기존에 한반도에 거주하던 선주민을 이주민들이 정복하거나 혹은 결합하여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이들 야요이인이야 말로 한반도의 선주민이라 보아도 옳지 않겠는가.


상당히 이른 시대에 특히 영산강 일대를 중심으로 발견되는 일본과 연관된 유적이나 유물들도 그런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북쪽에서 내려온 이주민들이 한반도를 지배하기 시작한 시대에도 아직 한반도의 선주민들은 주로 한반도 남부를 중심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 바다를 사이에 두고 어떤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있었다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라는 단어는 그렇게 설명이 가능하다. 한반도 남부에 남아 있던 선주민들도 독자적으로 나라를 세워 마한이나 변한 등에 속해 있었다면 백제와 가야가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것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이질적 집단이었던 신라는 초기부터 끊임없이 선주민인 왜와 갈등을 빚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임나일본부란 한반도 주류세력에 의한 한반도 정복사의 한 과정이라 보는 것이 옳지 않은가 싶다. 원래 한반도에 선주민이 있었고, 그들이 일본까지 일찌감치 진출했으며, 그들 사이에 바다를 사이에 둔 네트워크도 남아있었지만, 결국 이주민인 고구려, 백제, 신라에 의해 하나하나 정복당하고 멸망당하며 아예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것을 완성지은 것이 나당연합군에 의한 백제 멸망이었다. 굳이 일본이 수만의 구원군을 보내 백제를 도우려 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것이다. 사료를 기준으로 분명 한반도 남부에 임나는 있었다. 바로 그 임나에 가야와 백제마저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면 그 임나는 무엇인가. 일본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한반도 왜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었다. 왜가 한반도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쫓겨간 것이다. 원래 역사란 자체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니. 한반도인의 조상은 저 멀리 바이칼호에서 왔다고 하지 않던가. 그냥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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