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얼마전까지 이재명이라는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광역단체도 아니고 우리나라에 널린 게 시장이다. 성남이 다른 자치시들에 비해 특별히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만한 도시인 것도 아니다. 때로 나 사는 동네 시장이 뭐하는 인간인가 모를 때도 있는데 하물며 남의 동네 시장이야.

그런 이재명이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얻고 심지어 유력 대선후보로까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별 것 아니었다. 대개 야당에서 개나소나 대통령 붙잡고 저격수입네 시비거는 이유와 같다 할 수 있다. 그렇게 유망한 정치신인은 상대당의 유력 정치인을 상대하게 하며 전국적인 인물로 키우기도 하는 것이다. 저만한 거물을 상대로 할 말 다하는 대단한 인물이다.  반감을 가지든 지지하는 입장이든 결국 상대편 거물과 함께 이름이 거론된다. 더구나 상대와 경쟁하는 입장이며누말할 것도 없다.

그만큼 박근혜정부가 끔찍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와 여당이 그리 싫고 미운데 앞장서서 싸움걸고 싸움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다. 말 그대로 사이다처럼 같은 편 사람들을 후련하게 해주는 것이 있었다. 반대편에서는 그만큼 싫고 껄끄러웠을 터였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견제가 이이재명 당시 시장의 급을 올려주는 역할을 했다. 정부와도 정면으로 대립하는 자치시장이 있다. 마침 당시 정부와 여당의 공작으로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하나이던 박원순의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기도 했다. 이재명이라면 혹시... 확실히 탄핵 국면에서도 누구보다 먼저 치고 나가며 이슈를 주도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위 지지율이나 반대편에서의 반감에 비례해서 그는 일개 자치시장에서 대통령도 노려 볼 수 있는 거물로 성장했던 것이었다.

일부 자칭 문재인지지자들의 남경필 연정론을 비웃는 이유다. 당연히 남경필도 이대로 경기도지사에서 자신의 정치인생을 마치고 싶은 생각은 없을 것이다. 기화가 없다면 모를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당연히 손을 뻗어 보아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선거에서 남경필만이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경기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그것만으로도 지리멸렬한 자유한국당에서 몇 단계 급을 높이기에 충분한 성과다. 하지만 철새에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을 씻고 대선후보로써 야권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서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경기도지사로써 경기도민을 위해 문재인 정부와 연정하는 것은 그냥 경기도지사만 계속하겠다는 결심늘 했을 때만 가능하다. 자유한국당으류대표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며 지지율을 끌어내리는데 앞장서는 것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것 가운데 어느쪽이 더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모르면 멍청한 거고 알면 진짜 염치없는 것이다. 하긴 벌써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저놈들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다. 하물며 문재인 지지자는 더욱 아니다. 그래도 사람이기는 해야 할 것 아닌가. 대선후보를 노리는 인물이 상대당 정권의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탠다? 물론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민주당소속 어느 정치인보다 우월한 무결점 정치인 남경필이라면 그럴 수 있다.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어 버렸다. 시작은 주장하는 것처럼 단지 이재명을 낙선시켜야 한다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로서, 나아가 문재인 지지자로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모순이 그들로 하여금 과잉방어에 나서게 했을 것이다. 그만큼 남경필은 훌륭한 정치인이다. 그리고 민주당에도 문제가 많다. 그러므로 남경필을 지지하는 것은 옳고 민주당 지도부는 심판받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유한국당을 위해 선거운동하는 문재인 지지자가 되어 버린다. 진짜 쓸데없는 일에 진지해지다 못해 심각해지는 것은 과연 노빠를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 할 수 있다.

권순욱이 서프라이즈 출신인 것을 알고 납득해 버렸다. 언제부터인가 서프라이즈에서는 색출작업이 한창이었었다. 조금이라도 그 순수성이 의심되는 사람은 집단이 린치하여 내쫓는 일이 일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자기들만이 진짜 지지자다. 노무현을 뼈에 새겼다. 거기서 변희재도 이상호도 드루킹도 나왔다. 권순욱을 추종하며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낙인부터 찍고 몰려다니는 머저리들이 여전히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당선을 앞에 두고 솔직할 수 있는 정치인은 없다. 선거의 승패가 걸렸는데 정직할 수 있는 정치인도 없다. 속으면 속는 놈이 병신이다. 그래거 자유한국당으로 보내준다. 똥오줌 못가리는 머저리보다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작전세력 쪽이 좀 더 그럴듯해 보인다. 그냥 웃긴다.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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