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면 정권 바뀌면 공무원도 죄다 물갈이되는 줄 알겠다. 정권이 바뀌어도 기껏 장차관 정도나 함께 바뀔 뿐이다. 그 아래 공무원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고 장관이 되든 자기 자리에서 자기 맡은 일이나 열심히 할 뿐이다. 과연 정권이 바뀌었다고 외교부 공무원 가운데 몇이나 나가고 또 새로 들어왔을까? 그 전에 전혀 아무 자격도 실력도 없는 사람을 대통령이 그러잔다고 마음대로 임명할 수는 있는가.

외교부를 비롯한 각 부처 고위공무원들은 하나같이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부처단위로 뭉치며 이해와 관성에 민감해진 결과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고는 한다. 그런데 아마추어라. 그러면 그동안 현정부의 정상외교 동안 일어난 여러 실수들이 정부가 임명한 자격없는 아마추어 공무원들 때문이라 말하는 것인가. 그러면 한 번 말해보라. 그 자격없는 아마추어 공무원이 누구누구이며 그들이 어떤 역할을 맡았었는지.

최소한 대통령을 직접 수행하고 보좌할 정도면 외교부에서도 꽤나 잔뼈가 굵은 인사일 것이다. 정상외교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정도면 나름대로 실력도 경력도 인정받은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 박근혜 정부부터 일해온 이들이다. 다시 말해 현정부에서 일어난 실수를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라 비판하는 것은 이전 정부까지 싸잡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그냥 외교부가 아마추어인 것이다. 도대체 누가 현정부에서 자격도 없으면서 대통령이나 장관에 의해 임명되어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인가.

더 어이없는 것은 그런 정도 실수는 세계 어디서나 일상으로 일어나는 헤프닝 정도라는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외국 정상이나 외교당국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못 알고 잘못 이해해서 실수를 저지른 것이 꽤나 뉴스로 보도되고는 한다. 그나마 이제는 한국도 나름대로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덕분에 그런 일들이 줄어들었다. 과연 한국인 가운데 동유럽이나 동남아와 관련해 전문가라 불리울 만한 이들이 몇이나 되는가. 한국의 외교에서 이들 나라들의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되는가. 그저 쉽게 아마추어라 쓰면 기사쓰기는 편하다.

이런 기사를 보고 낚이는 사람이 오히려 문제라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그런 세세한 부분들을 직접 챙기겠는가. 장관이라고 모든 나라의 언어나 문화, 혹은 현지상황에 대해 일일이 파악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무진은 정권과 상관없이 오로지 주어진 업무만을 책임지는 전문관료들이다. 그래서 법으로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게 언론이다. 무려 100년이나 되었다. 차라리 대한민국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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