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어느 역사커뮤니티에서 게시물을 정리하는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게시물을 모아서 책이나 한 번 해 볼까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는데, 바로 그 작업을 전담하면서 환빠의 실체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래도 설마 아무 근거없이 주장하는 것은 아니겠거니 막연히 생각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한 마디로 자료의 오독이었다. 한문으로 된 사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서 생겨난 터무니없는 오해였다. 방점을 잘못 찍고, 어순을 잘못 해석하고, 심지어 한자를 제대로 못읽은 경우마저 있었다. 중세 유럽에서 가톨릭교회가 신도들에게 함부로 성경을 읽지 못하게 한 이유도 거의 비슷했다. 지금 성서를 기본도 없이 제멋대로 해석해서는 혹세무민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불교에서도 불교의 경전을 잘못 이해해서 이상한 길로 빠지는 인간들이 역사상 헤아릴 수 없이 많았었다. 그냥 글만 읽을 줄 안다고 문맹을 벗어난 것이 아니다. 하나의 문헌을, 자료를 읽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바탕이 되는 자료가 필수적이다. 역사책 한 권 가지고 모든 사실을 설명하고자 하는 역사학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심재철 의원인지 뭐시기인지의 정부기밀유출과 관련한 일련의 소동들을 가만 지켜보고 있었다. 어째서 정부에서 민감한 자료의 공개와 열람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인가. 전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자료란 또다른 오해의 출발점이 된다. 일부러 오해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료를 해독할 충분한 전문지식이나 기반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의로 해석하기에 생기는 오해들도 적지 않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그런데 그런 행동들이 지지자들에게 좋게 비칠 것이라 저리 날뛰고 있다니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기자놈들 무식한 거야 전부터 알고 있었다. 역시나 심재철 의원인지 뭐시기인지가 공개한 자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떠들어대는대로 고스란히 언론지면을 통해 읊어대는 수준이다. 모르면 물어라도 보던가. 이해 못하겠으면 이해하는 사람의 도움이라도 구해 보던가.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국회의원이라는 놈이나, 기자라는 새끼들이나,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자칭 대중이라는 모지리들이나.


그러니까 어째서 정부의 자료를 엄격하게 관리하며 외부의 유출을 통제하고 공개를 제한하는가. 이런 병신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지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한 오해로 의미없는 분쟁과 갈등만 심화된다. 그것을 제대로 구분하고 보도할 언론이라도 있으면 그런 걱정은 덜 수 있다. 누가 더 병신일까? 세계는 바쁘게 돌아가는데 저새끼들은 또 저 새끼들대로 정신없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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