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제재보다 폭격이 더 나을 것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제재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오바마가 그토록 북한을 경제적으로 봉쇄하며 제재를 이어갔지만 북한은 핵개발을 이어가고 있었다. 트럼프가 더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옭죌 때도 미사일 발사를 하고 핵실험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째서?


그냥 이렇게 간단히 이해하면 된다. 누군가 칼을 들이밀고 협박한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자살해라!"


과연 칼에 찔려 죽고 싶지 않다고 자살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바로 이것이 지금 볼턴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도 포기하고, 중단거리 포함해서 미사일도 다 내놓고,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도 모두 내려놓으라. 그런데 당장 김정은, 아니 역대 김씨 왕조가 북한사회를 지배해 온 힘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그런데 자신의 가장 강력한 권력수단을 내놓으라고 강요하고 있다. 물론 미국이 주도한 강력한 제재로 말미암아 북한 경제가 무너지면 자신의 권력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이 원하는대로 다 포기하고 다 내놓고 다 내려놓으면 더이상 자신의 권력을 지킬 수 없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무척이나 걱정하고 일일이 챙기는 애민군주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 놈이 독재를 하겠는가. 김정은이 집권하고 북한의 인권상황이 그래서 얼마나 더 나아지기는 했는가. 권력자의 속성이다. 그렇게까지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의 삶을 걱정했다면 벌써 미국의 제재가 시작된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이 요구한대로 따랐어야 하는 것이다. 설사 그로 인해 3대를 이어 온 권력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기꺼이 그마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이 그랬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제재로 아무리 북한을 압박해봐야 북한사회 내부의 동요로 인해 김정은이 권좌에서 내쫓기지 않는 이상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란 것이다. 확실한 체제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어차피 미국이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자기가 권좌에서 내쫓길 것이 뻔한 상황에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버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휴전선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가된다. 다름아닌 북한이라는 존재로 인한 한국사회와 경제의 리스크는 비용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중요한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의 이익인가? 북한 사회가 올바로 바뀌는 것인가? 아니면 당장의 위협을 제거하고 불안요소를 줄이는 것인가?


아니 전에도 말했지만 그로 인해 결국 북한 체제가 무너지더라도 문제다. 과연 김정은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고 100만이 넘는 북한군이 모두 새로운 권력에 순순히 복종하겠는가 말이다. 리비아가 아니더라도 세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중앙의 권력이 약화되면 지방의 군벌들이 난립하게 된다. 아무리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것들이라 하더라도 근대식 무기로 무장한, 더구나 훈련까지 받은 100만이 넘는 폭도가 바로 휴전선 너머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내전을 벌여도, 혹은 약탈을 위해 휴전선을 넘어와도, 그나마 귀순하겠다고 떼거지로 몰려와도 모두 한국사회에는 부담이다. 그 와중에 난리를 피하겠다고 난민화된 북한주민들까지 밀려오면 중국이나 한국이나 재앙을 맞게 되는 것이다. 북한의 거지떼 2천만을 먹여살려야 한다며 통일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과연 한국사회는 그런 북한의 난민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로 인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 동요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북한 주민의 인권은 이상이고 북한 정권의 안정은 현실이다. 최악의 권력조차 권력부재의 무정부상태보다는 낫다. 아니면 누군가의 말처럼 아예 북한을 중국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넘겨주기라도 할 것인가.


결국은 어떻게 해도 북한 사회에 동요가 일고 그로 인한 리스크를 끌어안아야 한다면 차라리 행동으로 나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기와 셔먼, 커티스 르메이, 아서 해리스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가장 잔혹한 전쟁이 가장 평화로운 전쟁이다. 평화로운 시대의 상식과 원칙을 지키느라 전쟁을 길게 끌기보다 차라리 더 잔혹하게 더 악랄하게 짓밟음으로써 더 빨리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로 군벌이 난립하고 난민이 발생하더라도 사전에 휴전선을 차단해서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수단들에 대해서는 선제공격을 통해서 더이상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선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 중국이 개입하여 북한의 내부를 정리하게 된다면 미리 협상을 통해 보다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 무엇 하나 제재로 인해 만에 하나의 상황을 그저 기다리기만 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 그것이 싫다면 답은 협상 뿐이다.


중간은 없다. 중간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북한이 내부에서 붕괴하기까지 핵개발을 하든 미사일 실험을 하든 그로 인해 한국과 미국을 위협할 수단을 갖추더라도 그냥 지켜만 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자는 것인가. 만에 하나 최악의 가능성마저 불확실한 상태로 내버려둔 채로. 그런 건 정책도 전략도 아니다. 그냥 무책임한 회피일 분. 그래서 나는 자유한국당을 인정하지 않는다. 진정 북한에 강경한 대응을 하고자 한다면 폭격까지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무력응징도 선택지에 올려야 한다. 그러지도 못하면서 입으로만 강경론을 내뱉는다. 겁쟁이들이 입으로는 항상 용감하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방법은 현재로서 둘 뿐이다. 무력 응징인가. 아니면 협상인가. 어중간한 것은 그냥 시간만 끌 뿐인 것이다. 불확실성만 늘리고 불안요인을 방치한다. 진심으로 문재인 정부에도 건의하는 바다. 만일 북한이 더이상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더불어 폭격하라. 그쪽이 개혁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정부가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지는 때는 바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다. 


호전광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사를 보더라도 너무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역사상 권력자가 백성의 삶이 위협받는다고 스스로 죽을 것을 알면서도 성문을 열고 권좌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몇이나 되었겠는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면 내부의 반란에 의해 끌어내려지고 혹은 죽임을 당하고서야 성문은 열렸었다. 벌써 몇 년 째인가 하는 것이다. 한 시 빨리 문제가 해결되어야 미래도 있다. 그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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