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총선은 대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다. 한 마디로 거의 투표하던 사람들이 투표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총선에서 중요한 것은 투표장에 나올지도 확실치 않은 중도층을 잡는 것보다 확실하게 투표장에 나와줄 지지층에게 자신들에게 투표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일단 확실한 집토끼부터 단속해야 승산이 생기는 것이다.

 

원래 한국 유권자들은 대부분 보수성향이 강하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왔던 것은 박근혜의 구속 이후 너무 지리멸렬한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문재인이라는 확실한 대세 앞에서 분열한 자유한국당의 모습은 한심 그 자체였었다. 그런 기존의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에 대해 정부와 확실히 각을 세우며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만큼 자신들이 강하고 힘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을 지지한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이유다. 새삼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기보다 원래 지지율을 찾아간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에 대해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원래 자유한국당에게 35% 지지율은 상수와도 같았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자유한국당 지지할 유권자가 전체의 35%였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아직도 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자신들을 봐달라. 자신들을 지지해달라. 더 선명하게 날을 세우며. 더 극단적인 주장들을 펴면서. 그동안 유권자의 눈치를 보며 자제하던 색깔론도 당당히 외치고 탄핵당한 박근혜를 사면하라는 주장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언론의 역할이 크다. 그럼에도 그런 부분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이 적지 않다. 심지어 진보언론 가운데서도 오로지 민주당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목적에서 자유한국당의 편에 서는 언론들마저 있을 정도다. 이번 WTO심판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패소한 것을 문재인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기사를 쓴 것이 바로 한겨레였었다. 정부와 여당의 사소한 농담고 큰 잘못이 되지만 자유한국당의 큰 잘못도 단순한 논란이 되고 정쟁이 된다. 그런 언론을 믿고 차명진도 정진석도 김순례도 김진태도 당당히 망언을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 이언주가 저리 막나가는 것도 그런 언론을 믿는 것이다. 이들 정치인들의 수준이야 말로 한국 언론의 수준이다. 

 

어찌되었거나 결국에 총선용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대선까지는 보지 않는다. 당장의 총선에만 집중한다. 중도층 입장에서야 국회의원들이 의회를 내팽개치고 길거리에서 저리 극단적인 주장이나 펴는 모습이 그리 곱게 보일 리 없다. 하지만 그래봐야 어차피 언론이 이끄는대로 정치불신과 혐오에 빠지면 바로 투표를 포기하게 될 것이 바로 그들 중도층인 것이다. 대선은 몰라도 총선에서는 쓸모 없다. 그리고 총선에서만 승리하면 다시 문재인 정부를 식물정부로 만들어서 다음 정권도 노려 볼 수 있다. 나라가 망해도 자기들만 정권을 잡을 수 있으면 된다. 지지자들의 바람과도 같다. 다시 일제강점기가 와도 자유한국당만 정권을 잡을 수 있으면 기꺼이 지지해 줄 수 있다.

 

내가 이래서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 지지자들까지 혐오하는 것이다. 차라리 극단을 추구하더라도 이념적으로 순수한 모습만 보인다면 이렇게까지 싫어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정략적이다. 모든 것을 이해로 판단한다. 이념도 신념도 신의도 도의도 무엇도 찾아볼 수 없다. 그에 비하면 민주당은 진짜 순진할 정도다. 너무 순진해서 화가 날 정도다. 나라경제가 어렵다면서 하는 꼬라지들이란. 야당을 비판하던 그 날선 언론들의 다소곳한 모습은 또 낯설기조차 하다.

 

총선은 벌써 시작되었다. 황교안도 벌써 총선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 하고 있다. 당의 현재도 미래도 오로지 내년의 총선에 달려 있다. 바른미래당도 그래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구도로 선거에 임할 것인가. 그래서 과연 어제의 퍼포먼스가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주기는 할 것인가. 참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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