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은 최선이고, 그 다음 좋은 것은 최악이고, 가장 안 좋은 것은 아무것도 않는 것이다. 하다못해 망해 보면 왜 망했는지도 알고 어떻게 하면 성공할지 방법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해 버리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만다. 정확히는 자기가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가게 된다. 어쩌면 무지야 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죄악이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그깟 불매 좀 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일본의 경제규모가 얼마인데 한국에서 불매 좀 한다고 영향이 있겠는가. 그런데 최저임금 10% 넘게 올라봐야 자영업자 입장에서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고 가정해도 5%가 채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최저임금 그것 올렸다고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앓는 소리를 한다. 아예 죽겠다 못살겠다 다 망한다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나마 인건비의 비중이 낮은 경우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이 한참 높아서 인건비따위 상관없어 보이는 사업장들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일단 하지 않아도 될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그 5%를 자기 이익으로 더 가져갈 수 있었는데 정부의 결정에 의해 그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생 돈 빼앗기는 기분인 것이다.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 아닌 정부의 강제에 의해 빼앗기는 상황인 것이다. 원래 자본주의란 자체가, 더구나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찌되었든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동기에 의한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고 더 아껴야 하는데 나가지 않아도 될 돈이 나가게 생겼으니 기분 좋은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당장 정부에 대한 원망이 쏟아지게 된다.

 

더구나 아주 아슬아슬하게 사업을 유지할 만큼의 이익을 보고 있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간신히 수지만 맞추며 사업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비용의 증가로 적자를 보게 생겼다. 실제 경험한 경우이기도 하다. 고작 500만원의 미수금으로 인해 회사 재정에 구멍이 생겼고 결국 그를 감당하지 못해 1년만에 아예 회사가 문닫고 말았었다. 경영이란 그런 것이다. 결국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아귀가 맞아야 하는데 어느 한 군데가 틀어지면 모든 것에 영향을 받으며 결국 고작 몇 퍼센트의 차이로 제로 이하가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를테면 비용을 제외하고 겨우 10%의 이익을 얻고 있는데 매출 자체가 10% 줄어들면 바로 적자로 돌아서고 마는 것이다. 적자로 돌아섰다고 사업을 포기한다면 그로부터 얻게 될 이익은 손실과 함께 0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아니 사실 10%도 필요없다. 5%만 매출이 줄어도 과연 5%의 이익을 얻으려고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에서 얻는 매출이 5%이고, 그 가운데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손실이 30%에 불과하지만 결국 그 30%가 전체 기업 매출의 5%를 지워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기업 입장에서 5%의 매출손실은 큰 것일까? 작은 것일까?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매출에 압력이 가해진다면 일본의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일일까? 안좋은 일일까? 관광 역시 마찬가지다. 영업을 하는데 5%의 매출차이는 단순히 5%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의미가 없을까? 작년 일본이 기록한 경상수지흑자 2000억 달러 가운데 15%에 가까운 280억 달러 이상이 한국으로부터 나왔다. 작년 성장률도 1%를 밑돌고 소비세를 올려서 내수도 줄어들게 생겼는데 한국으로부터 얻던 이익 가운데 일부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 경제가 한국 보수언론에서 떠드는 것만큼 그렇게 낙관할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일본이 자랑하던 내수마저 소득이 정체되며 함께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막대한 국가채무로 인해 소득세를 올려야 하지만 그로 인한 소비의 위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수출이라도 잘되면 모를까 한국과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들에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성장률이 작년 0.8%에 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일할 사람이 없어 완전고용을 넘어선 고용률을 보여준다는데도 정작 임금은 오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과의 경상수지마저 미미하나마 줄어든다면 그 피해가 일본 입장에서 작기만 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관광수지는 일본 현지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객이 줄면 매출의 감소를 바로 느낄 수밖에 없다.

 

한국 수출의 20%를 넘게 차지한다지만 전체 경제규모에 비하면 미미할 수 있는데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격을 위협적으로 느끼게 되는 이유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고작 20%지만 덕분에 한국은 줄어들던 무역흑자를 다시 더 크게 늘릴 수 있었다. 덕분에 경제성장률도 OECD의 비슷한 수준의 다른 나라들보다 한참 높게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성장세가 꺾이게 된다면 한국 경제에 어떤 피해를 입히게 될까? 그렇다면 여러가지로 불안요인이 많은 일본 경제에서 한국과의 경상수지가 어떤 이유로든 일정부분 감소한다면 그래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자칫 일본의 감정을 거스를 수 있으니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자. 일본 정부와 국민들을 자극할 수 있으니 냉정하고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하자. 그러면 한국 국민들이 가만 있으면 일본 국민들은 봐 줄 것인가. 일본 정부가 고맙다고 혹은 기특하다고 하던 것을 멈출 것인가. 감히 한국인따위가. 감히 한국따위가.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앉은 생각일 것이다. 한국은 감히 일본은 거슬러서도 안되고 일본에 도전해서도 안된다. 일본을 자극하는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그러니까 일본은 혐일하고 한국은 반일조차 해서는 안된다.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에 잘못했다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이 하자는대로 따랐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므로 지금 상황은 한국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학습하고 길들여져 왔으므로.

 

아무 의미없는 행위는 없다. 심지어 그저 중국에 대해 가지는 불편한 감정들마저 중국 정부에게는 압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데 중국의 편을 드는 한국 국민이 거의 없다 할 정도로 적다. 국민의 여론이 곧 국가의 정책이 될 수 있는 민주국가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로서도 신경이 쓰지이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다. 일본은 한국을 아직도 동등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일부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으니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이 많더라. 인터넷에서나 그랬다. 하긴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며 자영업자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오로지 최저임금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데 최저임금이 올라 아예 장사가 망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관광객의 감소가 한국에 아무런 타격이 되지 못했다. 보수언론을 보면 그렇게 된다. 관광객이 줄었는데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자영업에 피해가 없었을 리 없지 않은가. 한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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