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명박근혜시절이 지금보다 문제도 없고 더 나았다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시는 세상이 시끄럽지도 않고 사는데도 문제가 없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너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럴 수밖에 없다. 기자들이 거침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거짓말까지도 거리낌없이 기사로 내보내고 있으니까. 그러면 이명박근혜 시절에는 어땠을까?


언론통제나 언론탄압이란 한 마디로 언론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의도에서 벗어난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강제인 것이다. 이를테면 작년이었던가 자유한국당에서 아예 특정언론에 대해 아예 자당을 취재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 바로 그런 한 예일 것이다. 그나마 그런 정도로 그치는 것은 그들이 이미 권력을 잃고 야당이 된 때문이었고, 정권이 바뀌기 전 기자가 현장에서 내쫓기고 언론사가 정권의 직접적인 압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 심지어 아예 청와대 출입 자체를 금지당한 언론마저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세상이 조용했었다. 정부가 바라지 않는 기사는 아예 쓰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지금 언론환경은 어떤가.


과연 이유경이라는 기자가 민주당에서 그리 말했다고 갑자기 기사의 논조를 바꿀 것인가. 아니 당장 외신기자클럽에서 그런 식으로 정면으로 공격하는 성명을 냈음에도 오히려 수세에 놓이면 놓였지 그에 대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 비판과 비방은 전혀 다르다. 충분한 근거가 있어서 그를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단지 자신의 인상을, 혹은 목적을 위해 특정한 단어를 사용해서 상대를 정의하려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취재원 가운데 누군가 실제 했던 말도 아니고 자기가 임의로 단정한 표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모욕적이고 비하적인 것이었다. 단지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보도까지도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해야 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보도하지 말라거나, 취재하지 말라거나, 아니면 인신상에 위해를 가하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 그런 논평이 있다는 자체가 위협이 된다. 그런 기사를 쓴 자체가 위협이 되는 것이다.


결국 밥그릇이다. 말 그대로 클럽인 것이다. 외신기자들끼리 모여서 서로서로 어울리다 보니 친분이 생기고 결국 자기들끼리 편을 들게 된다. 외신기자를 건드려서는 안된다. 하다못해 외신기자가 쓴 기사에 대해서도 단 한 마디 비판도 해서는 안된다. 외신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기사를 특정해 비판하는 것은 더욱 안된다. 그 비판의 강도가 일정 이상 세서도 안된다. 그러니까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언론이 권력이 된다. 누구도 감히 비판할 수 없는 절대권력이 된다. 그러니까 자기들은 뭐단 해도 된다. 아무렇게나 해도 모두 자신들의 권리다. 그래서 분노한다. 확실히 언론도 현지화되었다. 외신기자라는 이유만으로 정부마저 특별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려는 언론들이 있다. 세력들이 있다. 진짜 같잖다. 사실 민주당의 논평 자체는 그리 세련되지 못했다. 누가 운동권 아니랄까봐 과거 80년대 독재정권을 상대로 하던 그대로 하려는 듯한 모습마저 보인다. 한 마디로 구리다. 그런데 표현이 구린 것과 비판이 정당하지 못했는가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언론도 비판받을 수 있다. 기자도 비판받을 수 있다. 정부도 여당도 정치인도 개인도 모두 언론을 비판할 수 있다. 언론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언론의 취재대상에게도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그래야 옳지 않은가.


확실히 외신기자 클럽도 한겨레 경향 만큼이나 지난 정부가 그리웠던 모양이다. 참 편했다. 어떤 기사를 써야 하고 어떤 기사를 써서는 안되는지 친절하게 가이드해주고 있었다.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송까지 불사했었다. 하지만 그런 정부에는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입에 올리지 않았었다. 사람 봐 가며 게기는 것도 딱 기레기 그대로다. 기자가 어디 가겠는가. 하물며 한국같은 변방으로 쫓겨온 주제들이면. 하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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