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돈을 빌려갔다. 갚으라 말하자 친구가 대꾸한다.

 

"우리 사이에 돈문제를 끼워넣지 말자."

 

그러니까 돈부터 갚으라고. 일단 빌린 돈부터 갚고 나면 더이상 돈이야기따위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과연 정부로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가. 여당으로서 정부를 도와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었는가. 당장 국민의 정부도 내수 살리겠다고 무책임하게 카드규제를 풀었다가 카드대란이 일어나며 참여정부에게까지 책임이 돌아갔던 것 아니던가. 부동산 폭등과 북한 핵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끝내 정권을 내주고 말았었다. 그때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정부의 실정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했다.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러면 당시 야당이던, 그리고 지금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경제문제와 안보문제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인가.

 

김영삼 정부 시절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성수대교도 무너졌다. 항공기가 추락하고 여객선이 가라앉았다. 여기서 죽어간 사람들만 세월호의 몇 배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김영삼을 비판할 때 3당합당과 IMF를 이야기하지 굳이 이런 사고들까지 끌어들이는 경우란 거의 없다. 당연한 것이 그럼에도 김영삼 정부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었으니까. 생존자들을 구조하려 노력했었고, 그래도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찾아내어 처벌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정부로서 자기들이 직접 일으킨 사고도 아닌데 이 이상 더 어떻게 잘할 수 있단 말인가. 말 그대로 이렇게 되면 누군가의 말마따나 조금 규모가 큰 해상사고 정도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다 보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처럼 배가 바다를 다니다 보면 가라앉을 수도 있다. 사고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이야 큰 사고가 일어났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차라리 아예 손이 닿지 않는 먼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도 아니고 바로 앞 가까운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최대한 희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 않았는가. 설사 아무리 노력해도 더이상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남은 사람이라도 위로하려는 노력이 뒤따랐어야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정부와 여당과 그리고 언론이, 아니 심지어 국민들 가운데서도 그 피해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만일의 상황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는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그 책임을 묻는 것이다. 빚과 같은 것이다. 당시 했어야 했던 일을 하지 않았기에 지금에 와서 그 책임을 물으려 한다. 하기는 당시도 정부로서 여당으로서 당연히 했어야 했던 일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마저 정치적이라며 몰아붙이고 있었다. 기레기 새끼들이 감히 정의를 말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윤리와 도덕을 말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법을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기레기 새끼들은 사람새끼들이 아니다. 누가 그런 행위를 동조했는가? 누가 그런 행위들을 단순한 정치쟁점으로 몰고갔는가? 그런데도 잘났다고 이리 훈수 저리 지적질. 차라리 지금에 와서 아닌 척 세월호를 추모하는 듯한 기사를 써대는 놈들이 더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아무튼 그래서 그들은 빚쟁이인 것이다. 정부일 때 자신들이 했어야 할 일들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당일 때 자신들이 졌어야 할 책임을 다 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정치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박근혜와 그 측근 몇 사람만 잡혀들어갔을 뿐 당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탄압했던 인사 상당수가 야당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런데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니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되는 것일까. 그러면 어째서 그들은 인사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정부를 비판하고 있는 것인가.

 

물론 수많은 사람 가운데 쓰레기도 한 둘 있을 수는 있다. 수천만의 사람들 가운데 쓰레기가 수천 수만 된다고 너무 많다고 하기도 뭣한 것이다. 문제는 그런 쓰레기들이 당당히 쓰레기짓하며 설칠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이다. 당장은 지지자들일 테고, 그럼에도 그들의 행동을 감추거나 혹은 치장하여 문제를 감추려 드는 언론들일 것이다. 기자새끼들은 그냥 죄다 마른하늘에 벼락맞아 뒈져버렸으면 좋겠다. 이제와서 아닌 척 반성하는 척 눈물도 흘리는데 과연 당시 멀쩡한 사람새끼가 그런 언론환경에서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을까. 멀쩡히 회사생활하고 연차 쌓아서 진급까지 했을 터다.

 

정치쟁점인가? 정치적인 편향성인가? 저널리즘 토크쇼J에서 유가족이 나와 말하더라. 언론에 자기들 이야기 좀 들어달라 했더니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안된다. 그게 바로 정치적이라는 진짜 이유인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적이므로 그에 대해 비판해서는 안된다. 책임도 물어서는 안된다. 언론이 바라는 정의는 자유한국당의 정의다. 거기에 동조하는 기자새끼들부터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일 수밖에 없다.

 

아무튼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언사일 것이다. 그것도 자기들 말하는대로 의도한대로 받아쓸 언론을 믿었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일 터다. 아니나 다를까 평소 정의로운 척 하던 언론들마저 이번에는 본색을 드러내고 만다. 따옴표란 본심이다. 그렇게 언론과 야당은, 당시 정부와 여당은 한 몸이다. 공동운명체다.

 

아직 책임을 다 묻지 않았다. 당시 여당에도. 당시 정부에도. 그리고 지금의 언론들에도. 언론들만 쏙 빠져 있다. 잊을 뻔했다. 속내를 드러내주어 고맙기조차 하다. 기자새끼들을 죽이자! 솔직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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