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 회사 다니면서 투자를 못받아 고생한 적이 있었다. 부동산은 미친 듯 뛰는데 정작 기업들은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 고생하고 있었다. 만일 부동산으로 흘러간 그 막대한 자본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기업들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긴 미국에서도 서브프라임 이전에 닷컴버블이 있었다.

 

주식이란 곧 투자다. 자신이 특정 기업에 자본을 투자했다는 증명인 것이다. 그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팔고 하는 것이다. 그 권리의 지분에 따라 기업이 이익을 올리면 배당도 받는다. 그리고 그런 시장을 믿고 기업 역시 필요한 자본을 주식을 통해 확보하기도 한다. 그 주식을 다시 개인이나 기관이 사들임으로써 기업은 필요한 자본을 확보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주식이야 말로 자본주의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흔히 말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사회. 그렇다면 그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무엇을 가장 우선해서 실천해야 하겠는가. 그래서 웃기는 것이다. 이미선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의 말은 옳다. 부동산은 사실 그 자체로 어떤 가치도 생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초기자본주의에서 가장 강하게 비판한 것이 바로 지대로 불로소득을 거두는 지주들이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과연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주식은 다르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들은 그 주식시장을 통해 자유롭게 자본을 확보하고 더 활발하게 기업활동도 할 수 있다. 더 큰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주식거래는 권장되어야 하겠는가. 아니면 죄악시되어야 하겠는가.

 

차라리 정의당이면 이해하겠다는 말을 전에도 했었다. 한겨레가 그런 기사를 내놨다면 역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입만 열면 기업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시장의 자유를 이야기하던 보수정당과 언론이 그따위 소리를 내뱉는다. 내부거래로 인해 불법적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확실한 근거도 없이 주식거래 그 자체를 문제삼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위공직자는 물론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까지도 주식거래를 해서는 안된다. 정작 더 많은 자본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그들에게 주식투자란 죄악이라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기업과 시장의 자유란 부동산의 자유인가. 지금도 여전히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 온갖 없는 사실까지 지어내고 있다.

 

차라리 야당 국회의원들의 부동산투자보다야 주식투자가 건전하다. 때로 이익도 보고 때로 손해도 보고 어쨌거나 주식을 통해 재산을 늘릴 수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을 그냥 놀려만 두는 것도 죄악이다. 당장 옆나라 일본을 보라. 그렇게 주식에도 투자하고 자본이 돌아야 경제도 잘 돌아가게 된다.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진짜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로구나. 어째 주식투자에 대해 너무 자신없이 말한다 했더니 진짜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다. 그러니 그게 잘한 건지 좋은 건지도 판단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차라리 권장해야 한다. 공직자들도 재산을 늘리려면 주식에 투자하라. 한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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