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새벽에 썼는데. 하여튼 이겨본 적이 없으니 이기는 법을 모른다. 이겨야 하는 이유도 모르고 반드시 이겨야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생각이 없다. 그래도 이기겠지. 자기가 아니어도 어떻게든 이기겠지.


홍준표랑 탈당파 엿먹으라고 유승민에게 표를 주겠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승민이 불쌍해서 그나마 유의미한 득표라도 얻어보라고 한 표 보태겠다고 한다. 누구냐면 어쩌면 문재인, 아니면 안철수나 심상정에게로 갔을지 모르는 중도층에서 나오는 소리다. 중도적이면서 개혁적인 젊은 유권자 가운데 유승민을 동정해서 당장의 승리마저 뒤로 하고 그를 지지하겠다 말하고 있다.


유승민의 지지가 오르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보수는 홍준표와 안철수가 나눠가지고 있었으니까. 중도개혁은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가 나눠가지고 있었다. 원래 유승민에게는 보수의 지분이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그것을 모르고 보수코스프레나 하고 있으니 잠재적 지지자들마저 떨어져나가고 어차피 오지 않을 지지자들은 그대로 외면하고. 그런데 바른정당 사태로 그나마 잠재적 지지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으니.


보수유권자가 모두 홍준표에게로 집결하면 중도적 개혁적 유권자는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유승민에게로 나눠지게 된다. 우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 와중에 어차피 문재인 될 테니 나는 심상정 찍겠다. 나는 유승민에게 한 표 주겠다. 하긴 그 가운데는 어차피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따위 모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홍준표 대통령도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겨레를 비롯한 보수언론까지 가세했다. 대놓고 심상정 15%를 이야기한다. 문재인의 표를 갈라치자는 소리다. 유승민을 낙마시키는데 경향까지 한 몫 하고 있었다. 최소한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진보언론의 목적은 보수언론과 일치한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 문재인이 만에 하나 당선되었을 경우 보게 될 모습이기도 하다. 문재인을 꺾기 위해 진보와 보수가 하나가 된다.


여유부릴 때가 아니라는 소리다. 표가 갈리고 있다. 모여야 할 표가 나뉘며 문재인은 약해지는데 홍준표는 다시 강해지고 있다. 박근혜의 사면을 주장하는 홍준표가 어쩌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자살도 권리다. 다수 국민이 그리 선택했다면 따라야겠지.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이 없으면 다시 저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다.


왜 이리 위기감이 없는 것일까. 당장 승리를 목전에 두고서도 보수걱정 진보걱정. 보수를 걱정해서 유승민에게 표를 주고, 진보를 걱정해서 심상정에게 표를 주고. 유승민이 일어나야. 심상정이 살아나야. 그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승리이고 정치교체여야 하는 것 아니던가.


정의당 지지층은 생각도 않는다. 보수유권자 역시 어차피 가는 길이 다른 사람이다. 문제는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중도개혁층인데 이리 딴생각들이 많으니. 되어서는 안되는 사람이지만 될 수 있는 상황이면 당연히 될 수도 있다.


과반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당선을 생각할 때다. 안정적인 당선을 위해서도 이제는 힘을 모아야 한다. 나도 필사적이다. 딴생각하는 인간들을 어떻게든 멱살을 잡고라도 끌고 간다. 이겨야 한다. 그것만이 정의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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