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의 상황을 기억한다. 자칭보수야 원래 그러려니 한다. 한국 보수의 정체는 권력추종이다. 권력자는 권력을 사유화하고 그를 추종하는 이들은 사유화한 권력으로부터 이익을 나누어 받는다. 정의나 도덕 윤리 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권력이 있고 그 권력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놈들은 욕하지 않는다. 그냥 혐오하고 경멸하며 증오한다. 그냥 그런 놈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평가도 거부하며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하물며 검찰을 저따위로 만든 당사자이며 그 검찰출신으로 이루어진 정당이란 것이다.

 

그러면 자칭진보는 어떠했는가? 정의당부터 한겨레, 경향일보까지, 진중권부터 시작해서 하여튼 대부분 자칭진보 인사들이 윤석열을 옹호하며 추미애를 비난했었다. 검찰총장이 수사방해 좀 할 수 있지. 검찰총장이 판사사찰 좀 할 수 있지. 아무리 그런 정도 일로 징계까지 하는가. 김학의 사건도 검찰이 사건종료했으니 재수사한 자체가 정권차원의 불법이라는 게 당시 자칭진보의 입장이었다. 한겨레는 그나마 욕하던 걸 더 세게 욕해야 한다고 기자들이 다른 언론사 지면을 동원해 들이받기까지 했었다. 추미애도 나쁘고 문재인도 책임져야 하고 윤석열은 부당한 피해자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오자 자칭진보 입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사라졌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전정권에서의 사찰 역시 검찰이 무혐의로 사건종결시키자 역시 더이상 문제삼는 목소리가 사라졌다. 판사가 그렇다면 그렇다. 법원이 그렇다면 그렇다. 그래서 당시도 법원에서 징계중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자 아주 난리가 아니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떨까? 자칭 진보는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윤석열의 당시 행동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가? 그랬으면 자칭 진보가 아니라 진보였을 것이다.

 

혐의가 없어도 사람을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지금 자칭 진보란 것이다. 용의자가 있으면 수사고 없으면 조사다. 용의선상에 있으면 수사받는 것이고 아니면 단지 조사의 대상만 될 수 있는 것이다. 용의자가 없어도 수사할 수 있던 시절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80년대 경찰이 그랬었다. 혐의가 있어서 수사하는 것이 아닌 수사해서 혐의를 만들어내던 시절이었다. 이런 놈들이 진보라? 자칭진보의 정의부정은 아주 오래되었지만 최근에는 가치부정까지 아주 당연하게 일상화되었다. 자칭 진보와 가장 가까운 정당은 어딜까?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하여튼 웃긴 것이다. 검찰총장이 검찰을 사유화해도, 그를 이용해 수사를 방해해도, 총선개입을 위해 고발을 사주했어도,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판사를 사찰했어도, 여권 유력인사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언론과 검찰이 유착해도, 하긴 기무사에서 친위쿠데타를 일으키려 시도한 사실에 대해서도 과연 자칭진보 가운데 비판하며 나선 이가 누가 있었을까? 그래도 검찰은 옳고 문재인 정부는 틀렸다. 민주당도 틀렸다. 아마 이낙연도 그런 주변사람들 말 믿고 나섰다 망한 것일지도. 다만 추미애 당시 장관과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만시지탄일 것이다. 버러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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