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경제기사의 목적은 셋이다. 하나는 보수정권의 창출과 유지, 다른 하나는 기업과 자본의 이익, 마지막이 두번째와 이어지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다. 사실 이 모든 목적은 하나로 이어진다. 나와 내 스폰서의 경제적 기득권을 지키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뒤의 두 목적이 지금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데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찔끔찔끔 시장이 적응할 기간을 두고 내놓던 정책들을 그야말로 한꺼번에 폭탄처럼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만 선다면 시장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수요가 늘면 당연히 가격은 오른다.

문제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느라 경제에 대한 비관론만 너무 쏟아냈다는 것이다. 부동산 기업이나 투기세력들이 상대하는 것은 자신들처럼 정보에 해박한 꾼들이 아니다. 결국 오른 부동산을 사줌으로써 그들의 이익을 올려주는 것은 언론보도만 믿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개미들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개미들은 아무래도 미디어의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하긴 그러니까 언론 보도만 믿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도 빚까지 내가며 부동산을 사고 하는 것일 터다. 그런데 그런 개미들에게 경제는 나쁘고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란 기대만 쏟아내고 있으니.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규제가 강력한 위에 경기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진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당장 부동산을 사려 뛰어들 용기가 생길까?

참여정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인 것이다. 당시는 금융권에서 지나치게 많은 돈이 돌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 터져나온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인 것이다. 하도 돈이 넘쳐나니 되도 않는 곳에 빌려줬다가 아예 세계경제가 절딴날 뻔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렇지 않아도 오랜 경기불황에 미중무역전쟁으로 더욱 세계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자본까지 빠져나가며 세계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거품이 빠지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한국의 부동산 경기까지 지탱할 것인가. 그런데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었으니 부동산 가격이 이제와 새삼 오를 리 만무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라는 결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최저임금 잡으려다 부동산까지 함께 잡은 상황이란 것이다. 이제는 늦었다. 이제은 오히려 언론에서 부동산가격 하락이 문제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국민들도 알았다. 이대로 가만 기다리고만 있으면 알아서 부동산 가격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지고 그런 결과 가격의 하락에도 거래량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악순환이다. 그런데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선순환이다.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이제야 내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최소한 덕분에 아파트 값 하나는 잡지 않았는가.

원래는 이런 병신짓거리는 하지 않았을 텐데. 하긴 경제기자라고 경제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었을 테니. 참여정부 당시와 지금 세계경제가 얼마나 다르고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당시도 제대로 분석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그저 실업자 많고 소득 줄어들면 모두가 최저임금 때문이다. 경제학자들도 그렇게 쉽게 단호하게 현상의 원인에 대해 결론내리지 못한다. 그래도 경제가 안좋다 해도 전처럼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겠거니. 그러나 시대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조건이 다르면 결과 역시 달라지는 법이다.

그나마 아는 사람이 봐도 혹할 정도로 정교한 논리로 정부를 까던 조선일보마저 이제는 대놓고 가짜뉴스에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 악의를 느낄 정도로 노골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비로소 저들의 한계를 보게 되는 모양이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조선일보와 매일경제의 구독이 조금씩 줄고 있다. 과연 아파트 가격을 살릴까? 최저임금을 잡을까? 그런 와중에도 정부욕하는 건 빼놓지 않는 것은 과연 저들답다 할 수 있겠다.

확실히 보이는 그대로만 믿기에는 어려운 시절이다. 워낙 거짓이 많고 교묘하게 꾸민 거짓들이 진실처럼 횡행하는 시절이라.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 보면 조금씩 감춰진 진실들이 보이게 된다. 하긴 정부만 욕할 수 있으면 그딴 건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그것 하나만 남았으니. 보수정권만 다시 들어서면 모든 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들의 의도대로 될 것인가. 웃게 되는 요즘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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