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혜원의원의 부친 손용우 선생이 진짜 대한민국의 독립에 헌신한 유공자라면 서훈과정같은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당연히 주어졌어야 할 포상과 명예가 주어진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는가.

손혜원 의원이 작년까지 몰랐다는 사실도 그래서 이해한다.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자를 부친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아마 딸이기 때문에 더 사실을 알리기가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다가 손혜원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고 그의 도움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린 것은 아닐까? 당연히 손혜원 의원으로서도 부친이 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이 더욱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반드시 될 것이란 확신도 없었을 것이기에 공개적으로 묻지 못하고 피우진 보훈처장에게 개인적인 조언을 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혀 예정에 럾었는데 손혜원 의원의 사연에 서훈 방침을 바꿨다면 그 또한 옳은 것이다. 조국 독립에 힘쓴 이를 단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국가유공자의 대상을 넓히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역시 이번에도 하필이면 보훈처장을 독대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용우 선생의 독립운동이 사실이고 서훈이 정당하다면 그  또한 그동안 부당하게 서훈을 거부당해온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정당한 이의제기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문제가 되는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압력이라는 것도 집권 초기의 정부부처의 장이 일개 초선 국회의원보다 못하지 않다. 국정감사에서나 기세등등하지 더구나 여당의 초선국회의원이 행정부처의 장에게 직접 압력을 가할 수단이란 거의 없다 보면 된다. 피우진 처장도 그래서 바로 대답하기보다 원칙대로 보훈처에 연락해보라 말한 것이었고. 그러나 여전히 보훈처를 믿지 못했기에 손의원의 오빠는 단지 전화로만 신청했다.

그러니까 문제는 손용우 선생이 진짜 독립운동을 했는가 아닌가. 그 행적이 서훈을 받을만한가 아닌가. 이제껏 홀대받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여 새로이 서훈한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어디 있는가. 그래서 손의원이 피우진 처장에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물은 것이 잘못인가 아닌가?

나 역시 언론의 프레임에 놀아난 탓에. 국회의원이 누구를 만났다면 부정적인 선입견부터 가지는 때문에.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니 그런 것이 아니다. 이런 때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서훈의 의미도 중요하다. 독립운동가보다 과정과 절차가 더 중요한가? 독립운동보다 그를 신청한 가족의 신분이 더 중요한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식으로 신청해야 유공자 서훈은 정당해지는가? 하물며 그 여운형의 비서였고 서슬퍼렇던 1940년대 옥살이까지 했다. 1940년대가 특히 국내 독립운동가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 안다면 이견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단지 절차와 방식이 문제다.

내가 이래서 독립운동같은 건 하지 말라는 것이다. 민주화운동도 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자칭 정의로운 네티즌들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을 굳힌다. 독립운동이 중요한가? 그 가족의 신분이나 행실이 더 중요한가? 나라를 팔아먹는 건 그런 헛똑똑이들이 아닐까? 한심한 논란이다. 진짜 어이가 다 없다. 병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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