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도 정동영을 결코 좋게 봐줄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무리들은 있었다. 그저 금배지 하나에 목숨을 거는 부류들. 김대중이든 김영삼이든 바로 이들이 있었기에 어렵게 자금을 마련하고 힘들던 시절 야당을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들은 주류가 아니었다.

탄핵역풍의 바람을 타고 총선에서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이놈저놈 가리지 않고 자기 말 잘 들을 것 같은 인간들로만 국회를 채웠다. 당권도 공천권도 오로지 정동영에게 있었다. 그렇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주류를 차지하게 된 것들이 바로 탄돌이들이다. 정체성도 당에 대한 헌신도 갖추지 못한 정치꾼들. 그들에게 의미있는 것은 오로지 국회의원 배지와 그것을 자신에게 달아줄 계파보스 뿐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바로 이들 비주류가 보인 행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을 우선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당이 승리할 수 있을 지 그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라고 있는 비대위다. 그러라고 있는 선관위다. 그러라고 임명한 공관위다. 그러나 어떻던가.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과거 친노들이 당권을 쥐고 보였던 행동들과도 비교해 보라.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을 뛰쳐나가 당을 욕하고,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복당해서는 지분을 내놓으라 목소리를 높인다. 당에 얼마나 해가 되는가도 아랑곳없이 당장 자기 눈앞의 이익에만 정신이 없다.

작년 비주류가 그토록 문재인의 혁신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쟁해서는 안된다.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다시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제를 되돌리려 한다. 적당히 나눠먹기 위해서라도 그에 걸맞는 자리가 필요하다. 최고위원이면 그럭저럭 체면치레는 된다. 사무총장이면 당권은 가지지 못해도 실무에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다. 그러고보면 사무총장 역시 문재인의 측근이 하려 하니 문제인 것이지 제도 자체를 반대했던 것이 아니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처음 그대로 나눠먹기 좋은 그대로.

과연 그런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가는 아랑곳없다. 지지자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국회의원 배지가 중요하지 국민의 여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지자의 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욕먹더라도 금배지 달고 한 자리 하면 다 상쇄된다.

문제는 그렇다면 나머지 더민주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시 친문재인 성향의 초선의원들은 거의 확실할 듯하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친문성향의 다른 계파 의원들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나눠먹기란 누구에게나 달콤한 유혹이다. 별다른 노력없이 과실을 얻을 수 있다. 

어쨌거나 지켜본다. 과연 더민주에게 수권능력이 있는지.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시금석이다. 이마저도 지켜내지 못하면 평생야당이다. 아니 야당조차 하지 못한다. 국민의당이라는 경쟁자가 있다. 하기는 비주류의 입장에서야 자기들 동료가 있는 국민의당과 당장이라도 합당하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더민주가 망해도 된다. 더민주가 어떻게되든 상관없다. 그런 놈들에게 중책을 맡긴다.

당을 바꾸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눈치보기다. 국민에 대한 설득이다. 자기들에게 이만한 준비가 되어 있다. 이만큼 잘하려는 의지가 있다.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 한다. 거꾸로 돌아가려 한다. 어이가 없다. 이놈들은 그래서 안된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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