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대 카르텔과 문재인이 윤석열에 무력했던 이유?

가난뱅이 2024. 11. 17. 01:17

아마 문재인 자신이 주로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부산 일대에서 문재인이라면 학벌을 따질 여지조차 없이 최고의 네임드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문재인이라는 이름을 무게감있게 받아들일 정도의 인사라면 그의 학벌을 굳이 따지려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이 대놓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을 때 오판했었다. 그래봐야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뭘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아마 조국사태 초기에 내가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지금 검찰이 언론까지 총동원해 조국을 치는 배후에는 서울대 카르텔이 있다. 그래서 내세울 게 학벌 밖에 없는 자칭 진보들 역시 이를 기회삼아 반민주당, 반문재인의 노선을 걸으며 서울대 대통령만들기에 동참할 것이다. 그때도 터무니없는 소리 한다고 욕 많이 들었었는데 어땠는가? 지난 대선에서 그리 진보의 선명성을 강조하던 자칭진보들이 누구를 지지했었지? 대선이 끝나고 나서는 민주당 정치인 가운데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었는가?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그때도 말했었지만 서울대 출신들에게 대한민국에 사는 누구나가 인정하는 최고의 대학이면서도 졸업자 가운데 대통령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꽤나 큰 컴플렉스였었다. 김영삼이 서울대 출신이라고 하는데 그 입학과정을 본다면 정당한 서울대 출신이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진짜 서울대 성골로 이회창을 밀었었는데 아는 바와 같이. 어째서 이회창이 김대중 정권 내내 그토록 극단적인 꼴통의 모습을 보였음에도 심지어 진보진영에서까지 평가가 좋은가? 진보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인사들일수록 이회창에 대한 평가가 심지어 노무현보다 좋았다. 당연하다. 남들 다 듣는 자리에서 고등학교 나온 대통령이라고 대놓고 무시하던 수준들이었으니까.

 

이회창이 술자리에서 농담삼아 '요즘은 고려대 나와서도 기자 하느냐?' 물었던 그 고려대도 이명박이라는 대통령을 내놓았다. 차마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하기도 민망한 서강대며 경희대 같은 곳들에서도 대통령이 나왔었다. 아예 고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대통령까지 둘이나 있었는데 하물며 서울대는 뭐하는 곳인가? 참고로 이회창의 저 농담부터가 평소 가까이하던 기자들의 학력이 어떠했었는가 미루어 짐작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 만나는 기자들마다 죄다 서울대 출신이었는데 고려대 출신을 만났으니 신기하기도 했을 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다음 대통령과 가까운 곳에 서울대 출신이 셋이나 있었다. 문제는 그 셋 중 둘이 경희대 출신인 문재인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설사 대통령이 되더라도 문재인의 후광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낙연이 주목받았던 것이었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이낙연이 주도해서 김경수와 조국을 쳤을 테지만 처음 의도와 상관없이 서울대 법대 출신에 사법고시까지 합격한 검찰총장 윤석열이 전면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성골중의 성골인 것이었다. 저쪽 표현에 따르면 경희대따위가 묻은 이낙연보다도 이전에도 이명박과 박근혜와 맞짱뜨고 수사까지 했었으며 지금은 문재인과도 대놓고 들이받고 있는 윤석열이야 말로 서울대 출신으로서 성골 중의 성골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검찰과 유착해 있던 언론들이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총궐기했던 이유였다. 아니 언론 뿐만 아니라 지식인사회까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2020년 총선이 끝난 이후에는 진보를 자처하던 정의당이나 한겨레와 같은 정당과 언론들마저 윤석열의 행보에 발맞춰서 친국민의힘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었다. 2022년 대선은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그 민주노총마저 노동관련 이슈에 있어 윤석열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입다물고 있었다. 진보 전체의 의지였을 테니까.

 

그러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카르텔은 민주당 밖에만 있었는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직접 증언한 바 있었다. 조국도 이미 그리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윤석열을 말리려 해도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막아서는 이들이 상당했었다. 이낙연이 대표가 된 이후 민주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안팎으로 완전히 포위된 상태에서 손발까지 묶인 채 윤석열의 난동을 방관해야 했던 것이었다. 문재인이 굳이 한 당의 대표까지 지냈었던 추미애에게 격에도 맞지 않는 장관 자리를 제안하며 구원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문재인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었으니 추미애의 힘이라도 빌려야 했던 것이었다. 말하자면 민주당 안팎의, 아니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시피 한 서울대 카르텔의 힘을 이기지 못해 윤석열의 난동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다들 보다시피. 그런데 그 서울대 대통령을 막아서려 했던 이재명에 대한 서울대 출신들의 감정이 어떠하겠는가.

 

대선이 끝나고도 정의당과 한겨레 등 2찍 진보들로부터 윤석열보다 더, 국민의힘에 대한 것보다도 더 차라리 저주와도 같은 비난과 조롱이 이재명을 향해 집중되었던 것은 그런 배경에서였다. 윤석열 정권이 서고 2찍 진보들이 과연 윤석열과 이재명 가운데 누구를 더 비판했었겠는가? 윤석열 정부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누가 더 자주 소환되어 비난을 대신 들었어야 했었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 가운데 그 잘나신 선명한 진보인사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어째서? 왜? 한몸이니까. 원래 윤석열 정부와 그들은 한 몸이었으니까. 그래야 했으니까. 

 

내가 이번 이재명 판결에 대해 그다지 별다른 생각이 없는 이유다. 판사 학력을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울대더라. 아마 모르긴 몰라도 서울대 출신에 같이 사법고시 합격했던 검사들과 꽤 친분이 있을 것이다. 친분을 넘어 아예 같은 카테고리로 엮여 있을 것이다. 사실 로스쿨을 폐지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었다. 학교도 같은 새끼들이 사법고시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서 같이 생활하다 보면 검사와 판사라는 서로의 위치조차 무의미해진다. 그렇게 사법고시와 사법연수원 출신자들에 의해 카르텔이 만들어지고 사법비리가 일상화되게 된다. 하물며 자신들의 숙원이던 서울대 대통령 아닌가. 법대 나오고 사법고시 합격한 영감님 출신 대통령이다. 진보의 선명성을 부르짖던 놈들조차 아가리 닥치고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 같은 법조인이라 하면 과연 어떻겠는가?

 

그래서 시국선언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만은 조용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경희대 대통령에 반발해서 일인시위도 하고, 촛불시위도 하고, 대놓고 거리에도 쏟아져 나왔던 의식있는 서울대 출신들이 죄다 입다물고 조용한 것이다. 그나마 친정부시위에 나서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할까? 저들이 가장 존경하는 서울대 출신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인 것이다. 왜? 저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었으니까. 그래서 조국은 저들에게 역적으로 남은 것이고. 그런 사정을 몰랐으니 윤석열이 처음 난동을 시작했을 때 문재인이 대통령으로서 조기에 진압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진압하려 나섰을 때는 이미 민주당과 청와대 내부의 서울대 출신들마저 결집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 전에 때려잡았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다. 민주당조차도 거의 주류는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이기도 한 서울대 출신이었을 테니.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윤석열을 탄핵하고 다음 정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그 과정에서 그나마 진보를 자처하는 놈들이라도 끌어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서울대 출신 후보이기는 할 것이다. 이재명이 묻지 않은, 문재인도 묻지 않은, 저들이 주장하는 성골이어야만 한다. 물론 지지자들이 결집해서 그런 저들의 시도를 물리칠 수만 있다면 굳이 서울대가 아니어도 상관없기는 하다. 대신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언론과 법조계와 지식인사회와 사회의 여러 부분들에서까지. 중요한 것은 다시는 그런 수작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이다. 서울대보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더 강조할 수 있는 문화다. 그것은 오로지 지지자와 당원들이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서울대만 앞세워서는 절대 배지를 달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서울대는 진보인사들조차 단 한 번도 진보였던 적이 없다. 서울대는 그냥 서울대였다. 서울대가 진보적이었을 때도 그것은 자신들의 지적 우월감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었다. 아닌 경우도 물론 없지는 않지만 대개는 그랬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노회찬과 유시민도 그 부분을 우려한 바 있었다. 괜히 2000년대 초반 서울대 폐지론이 나왔던 게 아니란 것이다. 그걸 주장한 강준만도 결국 그 하나로 묶인 것이 현실일 테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다음 서울대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너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