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지금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다. 일단 내가 일하는 곳 역시 최정임금의 영향을 받는다. 최저임금보다는 조금 더 받는데, 그래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월급도 오른다. 그런데 반응이 재미있다.


최저임금이 올라 월급이 오른다. 당연히 내가 한 만큼 내가 받을 돈이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경제에 부담은 가지 않을까? 물가가 오르지는 않을까? 즉 나라경제 걱정에는 당연히 받아야 할 내 월급은 빠지는 것이다.


지금도 월급이 적당고 아우성들이다. 월급이 적으니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 월급이나 처우를 지금보다 올려야 사람을 구하기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정책으로 월급 오르는 것은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는다. 그건 당연히 내가 일한 만큼 받는 것, 내가 받아야 할 만큼 받는 것. 그러나 월급 오르고 경제 나빠진다니 그건 걱정이다. 최저임금 오르지 말았으면.


대개 그렇다. 자기 삶이 나아지면 그것은 자기가 노력한 탓이다. 자기가 그동안 잘 한 탓이다. 하지만 정작 하나라도 나빠지면 그건 다른 누군가의 탓이다. 가장 만만한 것이 정부.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말하지 않는가.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임금인 자신의 탓이라고. 나라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모든 원망도 비난도 정부를 향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의 지지율이란 과반을 넘기가 매우 힘들다. 그만큼 이해주체도 다양하고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그 안에서 무언가 하려 했다간 누군가에게는 원망을 듣기 쉽다. 가장 좋은 것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 사실 대부분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이 요구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그래서 가만히 있어서 제대로 된 것이 그동안 무엇이 있던가.


자연스런 현상이라 보면 된다. 정부 정책마다 이해관계가 갈리고 그에 따란 판단 역시 갈린다. 그런 가운데 언론까지 나서서 부추기면 찢기고 나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나서서 여당을 지지하지 말라며 여당 지지율 떨어지는 걸 좋아하는 대통령 지지자도 있는 모양이다만.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는데 민주당 지지율 떨어졌다고 신나서 이미지까지 합성해 올리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정치라는 게 그렇다. 경제라는 게 그렇다. 모든 구성원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정치란 존재할까?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치란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일 없을 때 어차피 아무도 정치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내년 월급 오른다고 모두 좋아라 한다.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겠거니. 그러나 물가도 오르고, 경제도 안좋고, 나야 원래 이기적인 인간이라. 중요한 것은 아파트 대출금을 갚고서도 조금 여유가 더 생긴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사정이야 남의 일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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