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3월초 북한에 특사가 갔을 때 그리 말한 바 있을 것이다. 여기였냐? 아니면 다른 데였냐? 걱정할 것 없다. 이미 가기 전에 모든 게 다 결정되어 있을 것이다. 갔다 오면 모든 게 다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예상에도 불구하고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도 정작 청와대는 그다지 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래서 말했었다. 이미 이전에 북한과 대부분 사항은 합의가 끝난 뒤였다. 단지 합의된 내용을 구체화하기까지 현실의 절차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북한 핵문제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가 누구인가를 보면 된다. 북미정상회담에 있어 가장 급하고 가장 절실한 것이 누구인가를 보면 된다. 그럼에도 정작 가장 조용한 것은 또한 누구인가.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언론보도에서조차 청와대가 얼마전까지 혼란스럽던 상황에 대해 조급해하거나 분주해지는 모습은 보도하지 않고 있었다. 정중동 그냥 자리를 지키며 예정된 일정만 소화하고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그러니까 북미회담은 트럼프의 트위터가 아닌 정부의 동향만 살펴보면 된다는 것이다. 얼마나 급한가.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가. 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가. 별 일 없으면 별 일 없는 것이다. 정부가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조급해지면 국민은 더 혼란에 빠진다. 의도한 것이든 실제 그런 것이든 정부는 그런 일관된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거의 끝났다. 사실은 이미 1월 무렵에 거의 모든 핵심사안은 결정된 뒤일 것이다. 그럼에도 조율에 이 정도 시간이 걸린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했다면 올해 안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가간 협상이란 것이 그렇다. 언론만 너무 앞서간다.


불쌍한 것은 김성태. 바른미래당이 아예 김성태 죽으라고 특검에다 자꾸 문재인 대통령을 얹으려는 모양새다. 어차피 북미정상회담이라는 메인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데 드루킹 특검따위 대부분 국민에게 관심조차 없다. 죽거나 말거나.


사마귀가 앞에 버티고 있어도 수레는 굴러간다. 달리는 철도 위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서봐야 괜한 기관사에게 트라우마만 남길 뿐이다. 역사는 그렇게 급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럴 힘도 없는 것들이 욕심만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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