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야당들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면으로 박근혜 구하기와 이명박 감싸기에 나서고 있었다. 바른정당은 처음 새누리당을 뛰쳐나오며 기세등등하게 외쳤던 명분을 뒤로 하고 현실적인 이유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국민의당은 그냥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대가 자신들의 정체성임을 입증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도 띄엄하고 국내이슈로 넘어왔을 때 불과 몇 달 전 박근혜를 탄핵하라던 압도적인 여론을 떠올려보면 된다. 문재인 정부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닌데 이러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못하고 끝나겠다.


정작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야당 자신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닌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야당들 자신인 것이다. 그래도 적폐청산에는 과거의 잘못들을 모두 치우고 난 다음의 미래에 대한 기대라는 것이 있다. 적폐청산을 반대하면서 미래를 말하는 그들의 어디에 그들이 주장하는 미래가 있었는가. 그냥 과거감싸기다. 부정한 과거를 어떻게든 감싸고 끌어안으려는 것이다. 그야말로 과거지향이다. 80%가 넘는 국민들이 새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며 거리로 나섰을 때 그들이 바란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런 것이 아니었을 터다.


다행히 중요한 안보이슈도 북한과 미국의 극한의 막말리그 끝에 대화에 대한 시도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그 강도가 상당히 낮아진 상태다. 인사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들 역시 시간이 흡수해 준 상황이다. 설사 그같은 이슈들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섰더라도 마음놓고 지지를 돌리기에는 그 대안이 전무하다. 그러면 문재인이 아니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하다못해 그냥 방관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놈도 저 놈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니 그냥 지켜만 보겠다. 그러기에는 오히려 야당들이 지난 몇 달 간 자신들이 열망해 온 그것에 대한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해도해도 저놈들이 너무한다.


한 마디로 야당이 뭣같아서 대안없는 지지가 문재인에게로 모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문재인이 잘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문재인으로부터 이탈한 지지를 최소한 방관이라도 할 수 있도록 받아주지 못하는 야당의 현주소가 결국 다시 문재인에게 돌아가도록 만들고 있다 여기면 된다. 어차피 그동안도 문재인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이 야당의 지지층으로 흡수되지는 않고 있었다. 지지율은 거의 그대로였고 단지 문재인의 지지율만 조금씩 올랐다 떨어지고 있었다. 야당이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 처참한 현실인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자체가 그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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