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도 아니다. 무려 대선의 결과를 바꿔보겠다고 녹취록을 조작해서 공당이 정식으로 브리핑을 하고 논평까지 쏟아냈다. 무엇보다 대선이었고 더구나 공당이 정식으로 제기한 문제이기에 그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선택을 바꾼 사람이 적지 않을 터였다. 노회찬 의원의 비유처럼 설사 녹취록 조작이 이유미 개인의 판단에 의한 단독범행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사실확인조차 없이 대선에 이용한 것은 국민의당 자신인 것이다. 그에 반해 어쩌면 사건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박지원 의원이 법사위에 있으면서 검찰을 압박하려는 것을 경고한 추미애의 발언이 가지는 엄중함이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 쪽은 사실상 대선조작이었고 다른 한 쪽은 그 당사자에 대한 공당의 대표로서의 비판이었다. 수위가 센 감은 없지 않지만 그만큼 중대한 범죄이기에 더 엄격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대선조작은 어디로 치워버렸는지 추미애 대표의 발언만을 문제삼는 언론들이 넘쳐나고 있다. 공당이 저지른 대선조작은 눈감은 채 그 정당을 강도높게 비판한 추미애 대표의 발언에만 책임을 묻고 있다. 언론이 국민의당의 버릇을 잘못 들였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저러니 그런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정부와 여당에 책임을 묻고 있지.


도대체 대선조작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얼마나 큰 잘못인가 아직 가늠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자본주의 국가에서 주가조작을 솜방망이처벌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무려 자본의 신용을 교란한 것에 전혀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언론도 정치인도 그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물으려 하고 있지 않다. 이런 게 바로 국기문란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책임을 저버리고, 행정부도 행정부의 책임을 외면하고, 언론도, 정치권도 자신들이 지켜야 할 가치와 책임을 돌아보지 않는다. 참 나라가 이 꼬라지로 유지되기라도 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래서 추미애 대표의 발언과 국민의당의 대선조작 가운데 무엇이 더 큰 잘못이고 누가 더 큰 책임을 져야만 하는가.


잘못이라는 자각조차 없는 모양이다. 그것이 너무나 큰 잘못이라는 인식조차 없는 모양이다. 저런 놈들이 그동안 민주당에서 중진이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다녔었다. 다시 한 번 차라리 앞으로 3년동안 식물국회로 있더라도 국민의당의 폐기물들을 다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이유다. 국민의당과의 재합당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런 재활용도 불가능한 폐기물들이 여당으로 들어와서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다시 같은 짓들을 반복한다. 추미애 이후가 그래서 걱정이기는 하다. 아직 저들과 줄이 닿은 민주당내 인사들이 적지 않을 테니. 새삼 확인하는 바다. 저것들은 안된다. 악취가 여기까지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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