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경제가 안좋으면 재정을 써서라도 경기를 살리는 것은 세계보편의 상식과 같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미국경제가 휘청일 때 오바마 행정부가 쏟아부은 재정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단위였었다. 그 결과가 그토록 찬양하는 지금 미국의 호황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오히려 백수이기 때문에 양복도 좋은 것으로 맞추고 이것저것 학원도 다니며 돈들여 기술도 배우고 하는 것이다. 당장 돈이 없으니까 그저 입고 쓰는 것만 줄이는 수준이라면 결국 언젠가 굶어 죽고 말 뿐이다. 당장 경제가 그리 안 좋다면서 뭘 믿고 정부가 돈 쓰는 것을 반대하려는 것인가. 무엇보다 당장 일자리가 급한 사람들에게는 잠시라도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에서 얼마간 임금이라도 받는 것이 간절할 수 있다.


하긴 원래 소득주도성장 자체가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지금 경기가 안좋은데 다시 경기를 살리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과연 경기가 안좋은 근본원인이 무엇이며 대안은 무엇인가. 국제적인 환경이야 우리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적지만 국내적으로 우리 자신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내수가 위축되었으니 내수를 살려야 한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내수가 살아야 국제경기가 안좋아도 기업들이 버틸 언덕이 생긴다. 그를 위해서 공공부문에서 채용을 늘리겠다 했더니 그마저 반대. 이제와서는 공공서비스가 부족하다며 난리인데 그 모든 것이 채용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럼에도 여전히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의 힘일 것이다. 보수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진보언론들마저 정부의 편에 서는 것을 꺼린다. 정부에 도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일부러 자신의 신념이나 지향마저 접어둔 채 앞뒤 가리지 않고 정부를 공격하는데만 여념이 없다. 아무리 이념이 달라도 자신들이 정부를 공격하는 말을 하면 그대로 따라서 읊어 줄 것이다. 한 마디로 언론이 자기편이기에 아무말이나 막해도 된다. 당장 한반도 평화를 넘어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의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마저도 그래서 당당히 거부하고 반대한다. 그것이 장차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그 책임은 자기들 것이 아니다. 국민을 병신으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이 진짜 병신인 것인지.


너무 당당하다. 너무 떳떳하다. 그래서 오히려 신기하다. 언론이 편들어준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국민이 병신이라는 자신감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그에 비하면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나 얼마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비루하기만 한가. 일일이 설명하고 해명하고 오해할까 사정을 구하고. 그래도 제대로 써주는 언론 하나 없는 형편이니.


경제가 위기라면서 위기의식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고민도 궁리도 전혀 없다. 비판하기 좋아하는 네티즌이라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신이 되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 이렇게 세상엔 병신들이 많다. 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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